SK㈜의 SK글로벌 출자전환 결정에 이어 채권단이 SK글로벌 채무재조정과 경영정상화 계획을 승인했으나 SK그룹의 내부 사정은 복잡하다. SK㈜와 SK텔레콤이 SK글로벌 지원에 대한 `확약서`제출과 관련 갈등을 빚고 있고, 소버린은 SK㈜ 지도부 교체를 요구하고 나서 경영권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SK㈜-SKT `확약서` 갈등 = SK텔레콤의 확약서 작성과 대표이사 서명 여부는 SK㈜로서는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 SK글로벌의 향후 EBITDA 목표의 절반 이상이 SK텔레콤과의 거래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SK㈜ 관계자는 “출자전환 결정은 SK글로벌 정상화를 전제로 한 것”이라며 “이 전제가 충족되려면 SK텔레콤의 약속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SK그룹과 채권단은 SK글로벌의 EBITDA 목표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SK가 추가로 1,500억원을 출자하기로 합의했다. 만일 SK글로벌이 목표대로 EBITDA 달성을 못하는 상황에서 `확약서`가 없을 경우 SK㈜가 추가 출자전환의 덤터기를 써야 한다. 따라서 확약서 문제를 SK㈜는 어떤 식으로든 짚고 넘어가야 한다.
SK텔레콤은 일단 SK㈜에 `믿어달라`는 신호를 강력히 보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 우리의 사업을 위해서라도 SK글로벌 전용망 이용과 단말기 유통사업은 필수적”이라며 “SK글로벌의 정보통신 부문 EBITDA는 목표대로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확약서`는 SK㈜ 이사회 의결의 효력과 관련, SK㈜노조와 소버린 등에 의해 향후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소버린 실력행사 나서나 = SK㈜의 대주주인 소버린이 SK㈜ 지도부 사퇴를 요구함에 따라 SK그룹의 경영권 불안도 지속되고 있다. 소버린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SK㈜ 이사회는 SK그룹의 해체를 인정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에 비춰볼 때 SK㈜는 주주와 종업원 및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이사회가 필요하다는 것이 자명해졌다”고 주장했다. 소버린이 본격적인 SK 압박에 나선 것이다.
아직까지 소버린은 주식을 취득한 지 6개월이 지나지 않아 직접 임시주총을 소집할 수는 없지만 `우군`을 동원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소버린 측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 주주와 SK㈜ 소액주주연합회, SK㈜ 노조 등이 소버린의 주장에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소버린이 이들과 연대해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혀 주총이나 소송을 통해서 현 경영진의 교체를 추진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