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수주냐 포기냐”/‘총 10억불 규모’… 낙찰땐 안정적일감 확보/요구가격 터무니없이 낮아 되레 손해우려도「수주해야 하나, 포기해야 하나.」
국내조선업계가 올 최대 프로젝트인 10억달러 규모의 「마틴게일 프로젝트」 수주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골머리를 앓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로이스그룹계열의 마틴게일사는 10억달러 규모의 42만톤급 ULCC(Ultra Large Crude Oil Carrier·초대형유조선) 8척(옵션분 4척포함)을 발주키로 하고 지난 10월초 현대·대우·삼성중공업과 일본의 미쓰이(삼정) 등 4개업체를 최종입찰자로 확정했다. 마틴게일은 지난달말부터 이달초까지 이들 4개조선소를 방문, 건조능력실사와 기술협의를 마쳤으며 올 연말까지 건조조선소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일본의 미쓰이에 비해 1천만달러 정도(선가의 5∼10%) 낮게 입찰한 것으로 파악, 국내 3사간 수주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오는 99년초부터 인도되는 이 프로젝트를 수주할 경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해 그만큼 경영이 수월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업체들은 마틴게일측이 요구하는 선박의 가격이 조선소가 제시하는 가격보다 터무니없이 낮은데다 화물을 확보하지 못한 채 선박을 발주, 선박건조금융을 조달하는데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주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선박건조중 자금이 조달되지 않을 경우 조선소로서는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로이스그룹이 해상오염사고를 우려해 선박에 대한 지급보증을 하지않겠다고 나서 자금조달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위험부담이 커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물량이 워낙 크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기도 어렵다』고 고충을 전했다.
만일 국내조선소가 이 프로젝트를 수주하게되면 국내조선 사상 처음으로 40만톤급 ULCC를 건조하게 되며 세계적으로도 지난 80년대 중반이후 10여년만에 건조하는 것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채수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