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학들도 "자산 굴리자"

전문가 영입·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등<br>서강대, 재정委에 증권업계서 3명 영입<br>서울대 "발전기금으로 파생상품도 투자"<br>중소 사립대는 "투자풀 만들어 공동관리"


대학들의 ‘자산 굴리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서강대ㆍ서울대 등이 자산운용 전문가를 영입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등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다른 학교들도 이들을 예의주시하며 돈 불리기에 적극 가세할 태세를 보이고 있어 대학들의 수익창출 바람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서강대는 7일 “학교 기금운용 의사결정기구인 재정위원회에 김영익 하나투자증권 부사장,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형오 아이투신운용 채권본부장 등 3명을 위원으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재정위원회 전체 8명 중 외부 전문가는 1명이었으나 이번에 3명으로 대폭 늘리면서 전체의 40%가량을 외부 전문가로 구성하게 됐다. 선임된 전문가들은 증권업계에서는 거시경제와 증시분석ㆍ채권운용 등 각 분야에서 최고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주성영 서강대 재무팀장은 “전문가 영입을 계기로 주식 비중을 차츰 늘리면서 전체 적립금의 10%까지 확대할 예정”이라면서 “주식 투자는 간접투자 형태로 하고 주식과 채권의 혼합형펀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형오 아이투신 상무는 “대학들의 자산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보다 전문적으로 운용해 높은 수익을 올리려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학교의 투자원칙에 따라 안정적이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도 그동안 채권 위주로 보수적으로 운용하던 발전기금을 최근 주식ㆍ채권뿐 아니라 해외 주식 및 국내외 부동산, 파생상품 등 다양한 투자자산에 대한 분산투자를 적극화하고 있다. 운용 규모는 크게 못 미치지만 포트폴리오 구성 및 운용에 관해서는 미국 하버드대와 맞먹는다는 게 자산운용 전문가들의 평가다. 주종남 기계공학과 교수가 상임이사, 류근관 경제학과 교수가 간사위원으로서 투자 의사결정을 하며 18명의 동문 출신 자산운용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두달에 한번씩 정기 회의를 통해 자문을 하고 있다. 류근관 교수는 “발전기금 모집도 중요하지만 효율적인 운용을 통해 수익을 많이 내야 한다는 인식에서 채권뿐 아니라 국내외 주식 및 국내외 부동산 리츠, 파생상품 등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주식 투자의 경우에도 미국ㆍ유럽ㆍ일본ㆍ동남아시아ㆍ중국 등으로 지역을 골고루 분산했다. 자금 규모가 작아 독자적인 운용이 어려운 사립대들의 경우 ‘사립대학투자풀(가칭)’을 만들어 공동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립대학투자풀을 추진 중인 사학진흥재단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중앙정부와 산하기관 기금의 여유자금을 통합 운영하고 있는 기획예산처 산하 ‘연기금투자풀’에 위탁 운용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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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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