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달라진 서민금융/기고] 상호저축은행에 거는 기대

이한구 금감원 비은행감독국 상호저축은행감독팀장올해는 상호신용금고가 탄생한지 30년만에 '상호저축은행'으로 명칭이 변경된 의미있는 해이다. 최근 금융감독당국은 상호저축은행업계가 은행명칭 사용에 걸맞는 건전성을 확보해 서민금융회사로서 정착할 수 있도록 건전성 감독강화 조치를 취했다. 건전성지도비율인 BIS자기자본비율을 4%이상에서 5%이상으로 상향 조정했고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을 강화했으며 결산공시 기한을 4개월 이내에서 3개월 이내로 단축하는 등 일련의 조치를 단행했다. 이같은 건전성감독은 업계의 영업상황, 금융환경의 변화 등을 반영하여 계속 강화시켜 나갈 것이며 상호저축은행들도 서민과 중소기업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금융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자기 혁신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최근 상호저축은행을 둘러싼 대내외 영업환경은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수요자 중심의 시장에서 자금의 초과공급현상으로 공급자 중심의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다. 또 일본 대금업체나 카드사 등 소액대출에 노하우가 있는 회사들이 경쟁상대가 되고 있다. 은행 역시 계속되는 저금리로 기업에 대한 자금운용이 어려워지자 소액가계대출을 확대하는 등 상호저축은행업계의 영업기반을 위협하고 있다. 이같은 금융환경변화를 감안할 때 상호저축은행업계도 과거의 영업방식만을 답습할 것이 아니라 창의적으로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새로운 금융환경에 적극 대처해 나감으로써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어나가야 할 것이다.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첫째, 상호저축은행은 대형화되어야 한다. 금융산업은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가 나타나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특히 지금은 IT산업의 발달로 전자금융거래가 확산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전산장비와 인력이 필요하다. 합병 등을 통한 대형화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면 이러한 문제는 상당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금융감독당국도 여러가지 제도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해 대형화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둘째, 경영건전성을 제고해야 한다. 대형화된다고 건전성이 저절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건전성 제고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형화만 추구한다면 허약한 공룡을 만들 뿐이다. 특히 최근 소액신용대출 취급이 급증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강화와 리스크관리기법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셋째, 소유 및 경영의 투명성을 유지해야 한다. 아직도 상당수의 상호저축은행이 대주주 1인 지배구조로 되어있다. 대주주 1인 지배구조는 여전히 일반인에게 상호저축은행은 대주주의 사금고라는 인식을 주고 있으며 과거 금융사고의 대부분이 불투명한 경영에 있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위에서 언급한 대형화를 통해 소유 및 경영의 투명성이 어느 정도는 개선되리라 본다. 견제와 균형이 갖추어져 있는 경영구조, 내부통제시스템이 철저히 작동하고 있는 조직구조 등을 갖추어야 하겠다. 흔히 위기는 기회라는 말을 한다. 최근의 금융환경변화가 상호저축은행업계에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지 여부는 상호저축은행업계의 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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