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깨자

미국 주식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미국 증시 동조화」로부터 벗어나려는 「증권 독립운동(?)」이 증시주변에서 자주 거론되고 있다. 사실 이런 주장은 근본적으로 모순을 안고 있다.즉 「미국증시가 올라갈 때는 독립운동에 대해 침묵하다가, 왜 미국 증시가 내려갈 때만 아전인수 격으로 독립운동을 주장하는가」라는 문제가 생긴다. 이와 같은 모순에도 불구하고 「독립운동」이 현실적으로 점차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부각되는 듯 한다. 그 원인은 무엇이며 앞으로 어느 정도로 미국증시와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부기우기」(BOOGIE-WOOGIE)라는 대중음악 형태가 지난 3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다. 「부기우기」는 피아노를 타악기처럼 리듬감 넘치게 연주하는 스타일로 로큰롤 쟝르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아름다운 선율의 클래식 피아노 연주라는 고정관념」을 깬 점이 가장 큰 성공 비결로 평가받고 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미국 증시와의 동조화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강하다. 따라서 최근 「아침에 눈만 뜨면 미국 나스닥 시장을 신의 계시인양 쳐다보는 고정관념」이 점차 깨지고 있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그렇다면「미국 증시 동조화」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있는 변수는 무엇일까? 먼저 투자자들이「미국 주식 투자자의 변덕스러움」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일례로 「인간 게놈 프로젝트 결과의 무료 공개」 재료를 두고 짧은 시기 안에 「극찬론에서 비관론」을 오가는 흐름이나, 한때 열광적으로 칭송 받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주식이 철저하게 시장에서 소외 받았던 모습들을 들 수 있다. 둘째로는 지난해 8월 대우사태 이후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못하고 잠복해있던 불안이 「2차 구조조정」이라는 형식으로 정면 돌파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외생 변수보다는 국내 변수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미국 증시에서 아직 심하게 나타나고 있는 「新경제와 舊경제」라는 양분법적 접근 자체가 한국시장에서 점차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위에서 살펴본 이유 등에 따라 미국 증시 동조화의 연결고리가 약해지는 「독립운동」현상은 앞으로 더욱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테마 형성에 있어서도 「미제 일색」에서 「한국제 테마」 가능성을 높여줄 가능성이 높다. 「한국제 테마」로는 금융 구조조정 수혜주·민영화 관련주·워크아웃 탈피주·대우차 매각 수혜주 등을 꼽을 수 있다. 투자자도 미국 증시 동조화와 상대적으로 무관한 「국산 테마」를 점차 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앞으로 주식시장의 테마가 시장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색깔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시장의 전반적인 수급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주가 수준마저 한단계 「LEVEL-DOWN」된 상황에서 테마 전개가 본질적인 시장문제에 정면 돌파하는 식으로 전개되지 못하고 「시류의 기발함」등에 의존해 전개된다면 올하반기 증시도 낙관할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증시에서 가장 큰 이슈는 대외적으로는 오는 16일 예정된 FOMC회의에서의 금리 인상 여부와 대내적으로는 투신권 구조조정으로 요약된다. 최근 미국 주식시장 급락으로 소비 및 경기과열 국면이 진정되고 있어 5월 FOMC 회의에서 금리가 소폭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내적으로 「투신권 구조조정 가시화」는 경색되고 있는 간접 주식투자시장을 활성화하는 중요한 출발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투자심리를 회복해가며 호재 반영도가 점차 높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그동안 우리 시장을 압박했던 「미국 증시 동조화 현상」이라는 고정관념을 얼마나 깨는지 여부가 앞으로 증시 향방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鄭東熙 동원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입력시간 2000/05/15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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