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6개월에 맞춘 청와대 비서실 개편이 전문가 충원 보다는 내부의 `자리 바꾸기`에 그칠 것으로 보여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발표될 비서실 인사 및 개편에서 외부충원은 정책기획비서관으로 내정된 김영주 재경부 차관보 뿐이다. 그 동안 청와대 비서실에 대해선 `아마추어리즘``같은 코드 끼리만 모였다`는 등의 비판이 있었다.
“선거전문가에 가까운 386 참모진보다는 국정운영에 필요한 전문가들을 수혈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지만 무시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인력 풀도 확대되지 못했고, “청와대가 `내 식구`만 갖고 국정운영을 하려 한다”는 지적이 다시 나오고 있다.
내부 자리이동마저도 전문성 등의 고려 없이 무원칙하게 이뤄졌다는 평이다. 특히 양길승 전 1부속실장 파문 등을 조사하면서 부실 감찰 및 온정주의적 처신의 논란을 빚었던 민정수석실엔 아무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될 전망이다.
외교적 노하우가 필요한 의전비서관 자리에는 정책조율을 해왔던 정만호 정책상황비서관이 내정됐다. 서갑원 의전비서관, 천호선 국민참여비서관, 김현미 국내언론 비서관은 정무수석실로 이동한다.
모두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들이다. 홍보수석에 승진, 내정된 이병완 정무기획비서관은 6개월 동안 `정책기획조정→정무기획→홍보수석`으로 세차례나 이동하게 된다.
특히 정무쪽은 대부분 본인 희망이 반영됐다고 한다. “보직이동 신청은 받겠지만 반영은 거의 안될 테니 기대하지 마라”고 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말이 무색한 결과다.
3개월 동안 일을 하지 않고 있던 송경희 전 대변인이 `대언론 소송전담` 부서로 탈바꿈 하고 있는 국내언론 비서관에 내정된 사실도 눈길을 끈다.
청와대는 송 전 대변인이 당초 희망했던 교수직을 물색했지만 본인이 “청와대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자 수용했다.
문희상 비서실장은 지난 6월 “마음이 딴 곳에 가 있으면 일손도 잡히지 않을 것”이라며 8월에 총선 출마자를 일괄 정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에 사퇴하는 사람은 5명뿐이다.
때문에 이후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하는 참모진이 더 나올 것으로 보여 청와대 는 또다시 인사를 해야 하는 악순환이 예상되고 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