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의존높아 수요감소·값하락 숨통기대엔저(円低)가 일본 자동차업계의 구세주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업계는 최근 세계적인 수요 감소와 판매가격 하락이란 이중고를 겪고 있으며 특히 고질적인 과다부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엔저로 인해 숨통을 틀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엔저 효과로 이중고 희석
현재 세계 3위의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의 경우 국내 생산품의 반 이상을 수출하고 있으며, 일본 2위 업체인 닛산은 국내 생산품의 46%을 수출하고 있다.
이처럼 수출 의존도 높아 엔저에 따른 반대 급부 역시 클 수 밖에 없다는게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ING베어링의 자동차 애널리스트인 하워드 스미스는 "내년 3월까지 엔화 가치가 달러에 대해 평균 11엔 정도 떨어지면 일본의 11개 자동차업체는 무려 7,680억엔(58억달러)의 추가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생산기지의 설비 증설도 엔화 약세에 따른 반사 이익으로 손꼽힌다.
국내의 수익 급증으로 해외 생산기지의 생산 규모를 늘릴 수 있는 여력이 있으면 향후 엔화 강세 시기에 국내 생산 제품의 수출 감소를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다부채 문제에도 도움
엔화 약세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는 자동차 업체들의 고질적인 과다부채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부채는 지난 80년대 버블경제 시기에 업체들이 설비 증설을 위해 차입한 것인데, 그 동안 기업 재무악화의 주범으로 지적돼 왔다.
전문가들은 부채 문제가 해결되면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자연스레 기술개발(R&D) 등에 투자할 수 있어 미국ㆍ유럽 업체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엔화 약세를 보다 조심스런 관점에서 지켜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엔화 약세에 따른 과실에만 신경을 쓰다 보면 자동차 제조보다는 외환시장의 주변 장사꾼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전문가들은 기술과 품질로서 승부해야 할 자동차 제조업체의 경영 전략이 일본 정부의 환율 정책에 따라 좌 우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운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