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벼랑 끝' 2기 신도시

그린벨트지역보다 서울 접근성 떨어져<br>거주요건강화 등 정책변화로 몸살<br>소비자들 외면… 애물단지 전락 우려


“9ㆍ19주택공급방안으로 2기 신도시는 활짝 피어보기도 전에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이죠.” 서울 도심을 비롯해 외곽 지역의 그린벨트 및 산지ㆍ구릉지에 앞으로 10년간 300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의 ‘9ㆍ19주택공급방안’ 이후 2기 신도시 지역이 울상을 짓고 있다. 서울 도심권에서 반경 40~50㎞에 위치한 2기 신도시는 앞으로 공급될 수도권 외곽 주택 지역에 비해 서울 접근성이 크게 뒤처지는 것은 물론 양도세 비과세를 위한 거주요건 강화 등 새 정부 들어 각종 정책 변화로 몰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3기 신도시’ 쇼크=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의 ‘9ㆍ19주택공급방안’이 사실상의 ‘3기 신도시 정책’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서울 근교 그린벨트 지역에서 여의도(18만2,000㎡)의 600배에 달하는 100㎢ 면적에서 주택이 대량으로 공급될 경우 이는 사실상 3기 신도시 공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 주택이 2기 신도시보다 서울 접근성이 더 뛰어나 2기 신도시에 대한 수요자들의 외면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 지난 ‘8ㆍ21부동산활성화대책’의 일환으로 2기 신도시로 추가 지정된 인천검단신도시의 경우 인근에 인천 계양구와 김포시 일대 그린벨트가 해제될 경우 김포한강신도시 및 서울 접근성이 더 우수한 이들 그린벨트 지역이 더 각광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정은 다른 2기 신도시도 마찬가지다.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신도시 역시 그린벨트 해제 지역 후보로 거론되는 구리시 아천동 일대 그린벨트 지역이 서울 및 도심 접근성은 훨씬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측은 “2기 신도시의 경우 대규모의 기반시설을 갖춘 자족도시로 건설될 예정이어서 9ㆍ19대책으로 공급될 주거지역과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이진영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 소장은 “도심에 주택공급이 확대되고 도심과 가까운 그린벨트에 아파트가 들어서면 수요자들이 굳이 도심 외곽으로 나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며 “2기 신도시 중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는 동탄2ㆍ양주ㆍ오산신도시 등과 택지개발지구의 인기도 크게 반감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책 변화에도 몸살=일부에서는 이번 주택공급방안이 2기 신도시에 미칠 파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이번 공급방안이 서민주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중대형 위주로 구성된 신도시 지역과는 수요층이 확연히 다르다”며 “신도시 지역의 경우 중소형 주택을 제외하고는 주택시장에 크게 타격을 입히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기 신도시의 ‘위기’는 과거 주택공급의 초첨을 신도시에 두던 참여정부 기조가 새 정부 들어 도심 활성화로 180도 뒤바뀌면서 어느 정도 예측됐던 상황이다. 또 최근에는 양도세 비과세를 위한 실거주요건이 서울 및 5대 신도시에서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2기 신도시에 직격탄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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