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사태가 조기에 수습되지 않을 경우 금융시장이 또 다시 `제2의 카드채 사태`로 대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시장의 신뢰감을 조성하는 일이다. 아직까지는 `설마 LG그룹이 LG 카드를 방치하겠느냐, 채권단이 엄청난 부담을 안고 LG카드를 버리겠느냐`는 막연한 신뢰가 시장 저변에 깔려 있다. 그러나 채권단과 LG그룹의 `자금지원조건`에 대한 조율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시장의 신뢰를 상실하게 된다. 투자자들이 불안해 하면서 LG카드 채권이 편입된 펀드의 환매에 나서게 되면 순식간에 `신뢰의 둑`은 무너진다. 지난 4~5월의 카드채 위기도 그렇게 시작됐다. 하루 4조~5조원씩 채권형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환매요구가 쇄도해 결국 한국은행이 유동성 지원을 해서 막는 상황까지 치닫게 된 것이다.
이쯤 되면 모든 카드사들의 채권발행이 봉쇄되고 대출금의 만기연장도 어려워진다. 카드발 금융대란은 생각보다 단순한 경로로 급속히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회사채 시장은 이미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검찰의 대기업 비자금수사와 맞물려 회사채시장은 이미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실제로 10월까지만 해도 회사채 품귀현상으로 기관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채권매집에 나섰지만 이달 들어서는 이러한 현상이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증권사의 한 채권담당자는 “최근들어 채권매니저들 사이에서는 리스크관리차원에서 회사채편입을 기피하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여기에 다른 악재까지 겹칠 경우 지난 번 SK사태가 벌어졌을 때처럼 회사채 시장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경고했다.
<송영규기자 sk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