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KBS, 환경스페셜 '공존실험-까치'

까치와 인간의 공존 가능한가KBS TV는 오는 10월 3일 환경스페셜 100회 방영을 맞아 '공존실험-까치'라는 특집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멋모르고 자행한 환경 파괴의 결과, 먹이군의 일부를 까치에게 빼앗기게 된 인간이 견디다 못해 공존 방안을 찾아 나선 과정을 담고 있어 여러 가지 여운을 남긴다. 까치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는 새로 알려져 왔지만 농민들에게 이들은 더 이상 길조가 아니다. 지난 96년부터 99년까지 까치에 의한 농작물 피해액은 무려 118억원 상당. 그간 까치를 퇴치키 위해 각종 방안들이 동원됐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갑작스런 까치의 변모는 물론 이들 탓이 아니다. 까치가 인간이 먹는 과일을 먹기 시작한 것은 지난 80년대 이후. 환경오염 탓에 주식이던 개구리 같은 먹이가 줄어들어 어쩔 수 없이 새 먹이원에 적응하게 된 결과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실험진의 노력은 눈물겹다. 우선 먹고 난 뒤 탈이 나면 알레르기가 생겨 다시는 그 음식물을 먹지 않게 되는 '조건적 미각기피행동(CTA)'이론을 이용, 세계 최초로 이의 야생 실험에 도전했다. 올해 3월~9월 남원의 한 배 과수원에서 실험한 결과, 약품을 처리한 배를 먹은 까치들이 스스로 과일을 멀리함을 입증할 수 있었다. 또 공존이 인간에게 이익이라는 사실도 알려졌다. 까치에게 는 텃세권을 유지하는 기질이 있어 자기 구역 내로 다른 까치가 접근하는 것을 막아 줬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실험지의 까치에 의한 피해액 규모는 지난해 10~15%에서 9월 중순 현재 0.6% 내외로 낮아질 수 있었다. 제작진은 "까치는 스스로 먹이를 바꿀 만큼 환경적응력이 매우 뛰어난 새"라며 "인위적인 포획이나 장비 도입은 경제적 손실인 동시에 까치의 내성만 길러줄 뿐"이라고 경고한다. 외려 이들은 농가에 까치 둥지를 짓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까치가 각종 벌레를 즐겨 먹는 '해충 사냥꾼'이기에 농약 살포량이 줄어들 수 있고 다른 까치의 접근까지 막아주기에 1석 2조 이상의 공존 효과를 준다는 것이다. 인간과 가장 친근한 새였던 까치의 변모를 농민들은 현재 '습격'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까치는 아직 인간들의 삶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까치의 역습은 생태계의 질서를 무시해 온 인간들에게 이래 저래 시사하는 바가 많다 하겠다. KBS1 오후10시 방영.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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