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육체적ㆍ정신적 고통을 겪었던 배족간 할머니가 지난 4일 오후9시35분께 서울아산병원에서 8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22년 전라북도 장수군 반암면에서 태어난 배 할머니는 16세 때 경찰지서 주임의 소개로 광목공장에 취직하기 위해 부산에서 배를 타고 중국으로 갔다 항저우ㆍ다칭 등지에서 8년간 악몽 같은 위안부 생활을 강요받았다.
해방 후 1년간 상하이 포로수용소에서 지낸 배 할머니는 이듬해 귀국 후 절과 가정집을 전전하며 역술인ㆍ가정부 등으로 일했으나 위안부 생활로 인한 후유증은 계속됐다.
63년 상처한 6남매의 아버지인 남성과 결혼했으나 73년 사별하는 아픔을 겪었으며 92년에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위안부 신고를 했다. 지난 해 말부터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고 아무 것도 못 먹을 정도로 소화기능이퇴화하면서 심각한 영양실조 증세를 보여 지난달 28일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으나 끝내 회복되지 못했다.
할머니의 유골은 일본군 위안부 생활안정지원법에 따라 6일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 묻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