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단기 국채의 낙찰금리가 한 달 새 두 배 이상 뛰어올라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22일 AP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재무부는 이날 실시한 3개월물 국채 입찰에서 5.1%의 낙찰금리를 적용 받았다. 지난달 발행한 3개월물 국채의 금리가 2.3%였던 점을 감안하면 자금 조달 비용이 두 배 이상 급등한 셈이다. 같은 기간 3.3%였던 6개월 만기 국채 금리 역시 5.2%로 수직 상승했다.
국채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스페인이 발행하는 채권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그만큼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스페인 정부는 이날 총 30억유로의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실제 낙찰 금액은 29억8,000만유로에 그쳐 목표치 달성에 실패했다.
AP는 "스페인 조기 총선에 따라 보수 국민당(PP)이 집권한 이후 첫 번째 국채 발행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면서 시장에 불안심리가 커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스페인이 이번 국채 발행 금리는 유럽 재정위기의 진앙지인 그리스보다도 높은 수치다. 지난주 그리스는 13주 만기의 국채 입찰을 실시해 4.6%의 금리를 적용했다. 시장이 단기적으로 그리스보다 스페인을 더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스페인의 단기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벤치마크로 통하는 10년물 금리 역시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6.6%선까지 올랐다. 마리아 돌로레스 드 코스페달 PP 부총재는 "더 이상 고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여유가 없다"며 "유로존 차원에서 스페인 국채 만기를 연장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