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기업 협력사에 「불황 떠넘기기」/기협「협력업체 자금동향 조사」

◎30대 그룹 현금결제 비중 6%도 못 미쳐/어음 결제기간 상반기보다 일주일 연장장기간에 걸친 경기침체 및 대기업 부도 여파가 중소협력업체의 숨통을 막고 있다. 금융시장 경색에 따른 자금조달 애로는 물론 현금결제비중 감소, 수취어음의 결제기일 연장 및 할인곤란, 납품거래조건 악화등 대기업 부도에 따른 후유증이 고스란히 중소협력업체로 이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기협중앙회가 조사한 대기업과 거래하고 있는 중소협력업체의 실태를 알아본다.<편집자주> ▷자금 사정◁ 기협중앙회(회장 박상희)가 현대, 삼성 등 10대 그룹과 거래하는 중소협력업체 1백12개사, 진로, 해태, 뉴코아 등 30대 그룹과 거래하는 47개사, 그리고 기타 대기업과 거래하는 81개사 등 2백40개 중소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기업 협력업체 자금동향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76.6%가 지난 상반기에 비해 자금사정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특히 30대 그룹과 거래관계가 있는 중소협력업체들의 자금사정 악화 응답은 82.2%로 10대 그룹(73.3%) 및 기타 대기업(77.6%) 거래 협력업체들보다 높게 나타났다. 최근의 대기업 부도가 주로 30대 그룹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자금사정 악화로 인해 한번 이상 부도위기를 경험한 업체도 21.4%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납품대금 회수현황◁ 중소협력업체의 납품대금 회수는 현금이 14.3%에 불과한 반면 어음이 73.7%에 달했으며, 특히 종업원 20인 이하의 영세기업 어음수취 비중은 83.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거래 대기업별로 보면 10대 그룹 협력업체는 현금 수취비중이 17.6%인 반면, 30대 그룹 협력업체는 5.9%에 머물렀다. 특히 30대 그룹 협력업체의 현금 수취비중은 30위권밖 대기업 현금 수취비중(14.9%)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함께 조사대상 업체의 외상판매 비중도 지난 상반기의 8.3%보다 3.7%포인트 높은 12.0%에 달했는데, 이는 부도 또는 부도유예협약 적용 대기업의 협력업체가 어음수취마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어음결제·할인◁ 지난 7월 이후 중소협력업체들이 납품대금으로 수취한 어음의 평균결제기일은 83.1일로 올해 상반기의 76.0일에 비해 7일정도 길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30대 그룹 계열기업의 어음결제기일은 88.5일로 10대 그룹 계열기업의 72.1일에 비해 무려 16.4일이나 긴것으로 나타났다. 어음할인상의 애로와 관련해서는 조사대상 업체의 52.3%가 할인금리 과다를 꼽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그밖의 애로사항으로는 할인자체의 기피 (19.8%), 담보부족(16.4%), 할인한도 축소(11.5%)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조달 애로사항◁ 지난 상반기에 비해 중소협력업체의 사채이용 비중은 4.1%포인트 높아지고 은행을 통한 자금조달 비중은 4.8%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종업원 20인 이하 협력업체의 경우 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지난 상반기의 11.7%에서 16.3%로 무려 4.6%포인트나 높아져 소규모 기업일 수록 고금리의 사채를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은 납품단가 인하 요구가 51.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대기업이 최근의 어려움을 생산성 향상에 의한 원가절감에서 찾기보다는 손쉽게 납품단가를 인하함으로써 해결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의 애로사항은 거래규모 축소 20.9%, 납품대금 회수지연 19.6%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정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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