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과학엿보기] "인간대신 희생" 실험동물 수난

1ℓ에 9,000만원 하는 「황금젖」을 짜내는 흑염소 「메디」. 메디는 몇 살쯤 됐을까. 메디는 지난해 3월 태어나 올 5월에 새끼를 났다. 인간으로 치면 초등학생에서 중학생 사이. 즉 「10대 임신」이다. 「메디」를 만든 연구팀은 『실험이 성공했는지 빨리 알기 위해 임신을 앞당겼다』고 털어놓았다. 다행히 메디의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메디의 경우는 아무 것도 아니다. 생명과학이 발전하고 동물 실험이 늘어나면서 동물들의 수난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가장 널리 쓰이는 생쥐 같은 설치류는 미국에서는 한해 3,000만 마리, 일본에선 2,000만 마리가 희생된다. 우리나라는 수백만 마리 수준이다. 영국에서 태어난 세계 최초의 복제양 「돌리」는 200마리가 넘는 희생 「양」 덕분에 태어났다. 돌리를 만든 이안 윌머트 박사는 200마리 넘게 실험에 실패했다. 이들은 비정상으로 태어나거나 태어나기도 전에 죽어버렸다. 에이즈 백신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원숭이다. 원숭이는 에이즈가 걸리는 유일한 동물이다. 아프리카의 수많은 원숭이가 에이즈를 치료하기 위해 세계 곳곳으로 실려 간다. 동성연애도, 마약도 하지 않은 원숭이들이 「인간을 위해」 에이즈에 걸리고 있다. 동물들의 희생이 워낙 크다 보니 이를 막자는 주장도 높다. 선진국들은 실험에 쓰이는 동물의 수를 제한하거나 엄격한 기준을 정하고 있다. 지난해 영국의 화장품 회사는 동물실험을 완전히 포기하기도 했다. 시뮬레이션 기법을 동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사실상 해결책은 없다. 인간이 「무병장수」라는 꿈을 버리지 않는 이상 동물들은 계속 비명을 지를 것이다. /김상연 기자 DREAM@SED.CO.KR /과학문화지원단 성낙환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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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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