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권은 지역경제의 목소리를 관철시켜나갈 강력한 대변자가 필요하지만 지금은 지도력 공백상태에 빠져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2일 주장했다.
통신은 자사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의 기사를 통해 지난해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탁신 치나왓 태국총리의 등장으로 한때 `탁시노믹스'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그의 경제정책이 주목을 받았지만 이제 그에 대한 관심이 영향력과 함께 사그라지고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칼럼에 따르면 탁신의 영향력 퇴조는 단순히 흥밋거리 차원을 넘어 아시아지역 경제의 집단적 이익을 대변할 목소리의 부재를 의미한다. 서구에는 시장의 풍향을 바꿀 영향력을 가진 인물들이 넘쳐나지만 아시아 지역에서는 시장이 흔들릴 때이를 잠재울 수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지도력의 공백상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1997-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정책만을속수무책으로 지켜보고만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앨런 그린스펀이나 로버트루빈, 로런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 같은 역할을 했던 아시아 인물을 떠올리기는어려운 일이다. 있다면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총리 정도일까.
사정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논리대로만이라면 일본 중앙은행이 그 역할을 할 수있을 것이다. 아시아 최강의 경제를 가지고 있는 일본의 정책은 시장불안 해소에 도움이 되는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내에서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은행 총재를 놓고 아시아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본의 그린스펀 역할에 대한 주문이 많았던 것도 이런 기대를 반영한다. 그러나 사정은 다르다. 제로금리 상황아래서 일본은행은 사실상 정책수단을 가지고 있지않다. 실탄이 없는 것이다.
중국도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위안화는 달러화에 고정돼있고, 중앙은행은독립성과는 거리가 멀다.
아시아의 경제적 대변인 역할을 맡을만한 후보인물을 들자면 최근 라오스에서열렸던 `아세안+3' 정상회담에서 두드러져 보였던 말레이시아의 압둘라 바다위 총리와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 정도를 꼽을만하다.
물론 과학적 분석결과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아시아에서 서방의 영향력을 배제하고 내부적으로 단결을 도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있고,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투자가들이 늘고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여튼 아시아는 시장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인물을 신중히 선정해 키워나갈 필요가 시급하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