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수출 이대로는 안된다] <상> 국가대표만 있고 후보선수가 없다

주력상품 의존 지나쳐 위기때 취약… '2진' 두텁게 키워야<br>상위10개가 비중 60% 넘어서 1개만 삐끗해도 국가손실 막대<br>후보제품 다변화·분산 전략으로 시장변동따른 충격 최소화해야





SetSectionName(); [한국수출 이대로는 안된다] 국가대표만 있고 후보선수가 없다 주력상품 의존 지나쳐 위기때 취약… '2진' 두텁게 키워야상위10개가 비중 60% 넘어서 1개만 삐끗해도 국가손실 막대후보제품 다변화·분산 전략으로 시장변동따른 충격 최소화해야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3','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4','default','260');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증시의 유명한 격언이 있다. 자칫 바구니를 놓칠 경우 계란이 모두 깨질 수 있는 것처럼 집중 투자한 한두 종목의 수익률 하락이 전체 수익률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분산투자가 중요하고 이른바 '몰빵투자'는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수출전략은 분산투자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시대가 바뀌면서 주력품목은 바뀌어왔지만 수출비중이 높은 상품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1등 상품의 비중은 계속 10%를 넘고 있고 상위 5개 품목의 비중은 40%, 상위 10개는 60%를 넘어섰다. 변변한 후보선수가 없어 대표선수가 부상만 당하면 팀 전체가 흔들리는 것처럼 주력품목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해지거나 시장수요가 급감하면 우리나라 수출 전체가 타격을 받는 취약한 수출구조인 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세계시장 수요는 크게 위축됐다. 글로벌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했고 후발공업국은 시장점유율을 확대해나가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수출구조로는 금융위기 이후 세계시장 점유율 3%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대기업 경제연구소의 임원은 "메이저리그가 세계 최고의 실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2진ㆍ3진의 탄탄한 선수층을 갖추고 새로운 스타플레이어를 계속 배출해내기 때문"이라며 "한국도 성공한 1등 한두 명에 열광하기보다는 두터운 수출제품군, 많은 수출품목을 육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출, 양적ㆍ외형적 성장에는 성공=한국은 지난 60년 동안 괄목한 만한 수출성장을 이뤄냈다. 지난 1971년 한국과 필리핀의 수출 규모는 10억달러로 비슷했다. 이후 필리핀은 연평균 12.1% 성장하면서 2008년 491억달러의 수출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연평균 27.4% 성장하면서 2008년 4,220억달러를 기록, 필리핀과의 격차를 9배로 넓혔다. 1948년 세계 수출순위 89위에서 1964년 72위, 1971년 37위로 올라서고 지난해 9위로 올라섰다. 수출산업 구도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1970년대는 의류ㆍ철강판ㆍ신발 등 1차 산업과 경공업 위주였지만 최근에는 선박류ㆍ석유제품ㆍ무선통신기기 등 중화학 공업과 기술집약적 산업이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1차 산업제품의 수출비중은 1964년 45.4%에서 2008년 1.8%로 급감한 반면 기술집약적 산업과 중화학 공업제품 비중은 같은 기간 9.2%에서 91.7%로 급증했다. 수출상대국도 같은 기간 59개국에서 227개국으로 확대됐다. 또 1970년에는 선진국 비중이 87.9%로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2008년에는 31.1%로 줄고 대신 개도국의 수출비중이 7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높아졌다. ◇5대 주력상품 비중 40%, 10대 상품 60% 넘어=시대가 바뀌면서 주력 수출상품은 달라졌지만 주력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높아졌다. 1970년에는 의류가 16.0%로 가장 비중이 컸다. 철강판(6.4%), 신발(5.2%) 등이 뒤를 이으면서 5대 수출품의 비중은 34.8%를 차지했다. 1980년에는 의류가 1등을 차지했지만 비중은 11.7%로 낮아졌다. 반도체 7.0%, 신발 6.6% 등으로 상위 5개 품목의 비중이 35.3%로 소폭 상승했다. 2008년에는 선박류가 10.2%로 1등을 차지했다. 석유제품 8.9%, 무선통신기기와 자동차가 각각 8.9%, 8.5%, 반도체가 7.8%를 차지하면서 5대 제품 비중이 43.7%로 높아졌다. 5대 상품을 제외한 나머지 상품의 비중은 1970년 65.2%에서 2008년 56.3%로 10%포인트 가까이 줄었다. 수출상품 숫자는 큰 폭으로 늘었지만 소수상품에 의존하는 수출구조는 심화되면서 10개 품목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위험한 한 바구니 전략, 분산투자ㆍ다변화 전략 시급=주력상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것은 주요 품목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는 의미다. 단 하나라도 글로벌 경쟁력을 잃거나 시장수요가 줄어들면 국가 전체실적에 큰 타격을 준다. 수출 1위인 조선산업은 입지가 점차 약해지면서 이미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중국의 조선업체들은 한국 조선업체보다 더 많은 주문을 받았다. 한국은 세계 톱10 조선소 가운데 7개를 보유하고 있고 수주잔액도 1위지만 지난해 상반기 3대 조선사는 사실상 아무런 수주를 올리지 못했다. 수출비중 5위인 반도체도 위험한 고비를 여러 번 겪었다. 2007년부터 전세계적으로 공급과잉과 수요부진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D램의 시장 가격은 2008년 이후 절반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2월 반도체 수출이 40%나 급감하자 우리나라 경제가 큰 충격을 받았다. 한 수출보험 전문가는 "삼성전자와 현대중공업이 각각 26개, LG전자와 LG화학이 각각 13개와 12개의 세계 1등 상품을 만드는 등 한국의 글로벌 1등 제품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후보제품은 턱없이 부족해 수출품목의 다변화 전략이 시급하다"고 우려했다. 선진국과 기술격차 못좁혔는데 中등 후발주자는 바짝 쫓아오고… "선진국 점유율 넓히며 中시장 공략해야" 우리나라가 차세대 수출전략시장인 기술집약적 산업에서는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 공업국이 노동집약상품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조선ㆍ반도체ㆍ자동차 등 전통산업은 시장이 위축되면서 성장이 정체됐는데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만한 신산업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여기다 중국ㆍ베트남 등 후발 공업국이 선진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넓혀가면서 한국을 바짝 따라붙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수출을 지속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선진국 시장을 유지하면서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좁혀지지 않는 선진국과의 기술격차=한국은 반도체ㆍ정밀기기ㆍ의료기기ㆍ바이오제약ㆍ신소재 등 기술집약적 산업에서 독일ㆍ일본 등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 나서지 않고 수성에만 집중하는데다 선진기업들은 계속 기술개발을 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수출과 수입의 상관관계는 지난 1990년대 0.12에서 2000년대 0.70으로 6배, 수출과 경기의 상관관계는 같은 기간 0.24에서 0.42로 두배가량으로 높아졌다. 수출 실적이 수입과 경기에 따라 민감해졌다는 뜻으로 부품을 수입해서 수출하는 비중이 올라갔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1970년 0.8%에서 2008년 21.7%로 높아졌지만 중국 내수시장이 아닌 부품수출에 그쳤기 때문이기도 하다. ◇바짝 따라붙는 후발 공업국=미국ㆍ유럽 등 주력시장에서 중국ㆍ베트남ㆍ인도네시아 등 후발 공업국과의 경쟁은 격화되고 있다. 미국 노동집약제품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1990년 3.7%에서 2008년 2.2%로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은 3.1%에서 16.1%로 다섯 배가량으로 증가했다. 일본시장 점유율도 같은 기간 한국은 5.0%에서 3.9%로 줄었지만 중국은 5.1%에서 18.8%로 높아졌다. 수출 전문가들은 선진시장이 세계 GDP의 70%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수출을 꾸준히 늘리기 위해서는 선진국 시장에서의 실적회복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수출, 이대로는 안된다] 기획·연재기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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