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단현지르포] (1) 반월 시화 인천남동공단

(1) 반월·시화·인천 남동공단12.7 재벌 대개혁 조치의 핵심인 대기업들간 빅딜은 자동차는 현대와 대우, 전자는 삼성과 LG, 반도체는 삼성과 현대·LG통합으로 각각 이원화됐다. 중소기업계는 재벌들의 자금독식, 문어발식 확장과 같은 과거 행태가 근절된다는 기대감에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우려도 만만치 않다. 국내 산업구조상 중소기업들은 지금까지 대기업과 협력관계보다는 종속관계에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대기업간 빅딜의 파장이 가장 큰 곳은 역시 인수되는 기업의 계열 중소협력업체다. 이들은 인수후에도 거래관계가 예전처럼 지속될지 아니면 거래관계가 끊어질지 무척 불안해 하고 있다. 자동차, 전자, 반도체 부문의 중소 협력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공단에 지방주재 기자들을 연결, 이들의 반응과 대책 등을 생생하게 취재, 현장르뽀한다.【편집자 註】 『세피아, 크레도스, 카니발, 스포티지 등 기아 주력 생산차량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데 현대측에서 이들 차종을 없애거나 줄인다면 차명적입니다』 반월공단에서 조향장치인 조인트샤프트를 생산, 기아에 납품하고 있는 동성기업은 절망적인 반응이다. 이 회사 최양재사장은『기아부도이후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또다시 거래선에 문제가 생긴다면 절망적』이라며 『현대측에서 최소한 3년간은 계속 납품을 받아주고 차종이 변경될 경우 개발에 참여시켜 주길 바란다』고 요망했다. 자동차, 전자부품 협력업체들은 재벌대개혁 빅딜내용이 발표되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또 동종업계끼리 정보를 교환하는 등 노심초사, 불안한 모습이 역력하다. 협력업체 중에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기업과 영세한 기업들 모두 향후 변화에 대해 불안한 모습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반응은 서로 다른 분위기다. 합병 당하는 모기업의 협력업체 대부분은 매출이 줄거나 거래처를 잃지나 않을까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반면 합병을 주도하는 모기업의 협력업체들은 기존 거래처라는 기득권을 내세워 합병이 오히려 납품이 늘거나 사세를 확장하는 기회가 될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젖어 있다. 『납품업체마다 또는 거래선에 따라 입장차이가 달라 납품업체들의 향방과 영향에 대해 함부로 말할 수 없습니다. 다만 자동차회사가 합칠 경우 납품을 일원화 할것인지 계속 이원화 할것인지 매우 궁금합니다』 반월, 시화, 남동공단내 자동차부품업체들은 삼성, 대우자동차의 빅딜 방향이 구체화 되자 사업자끼리 만나는 자리마다 앞날을 걱정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공장이 소재한 광명시 소하동 인근과 시화공단에 있는 대다수 소규모 자동차부품 업체들은 기존의 납품거래선을 잃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들 업체 대부분은 기아자동차 협력업체나 하청업체로서 현대자동차가 기존 기아자동차 협력업체들과 어떤 거래관계를 유지할 지 거래 여부가 매우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광명시청 신세희 공업계장은 『기아자동차 영세 협력업체들은 향후 매출 격감 또는 거래선을 잃을까봐 매우 위축된 상태로 향후 변화에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남동공단에서 피스톤핀을 생산, 대우와 기아자동차에 납품하는 중견기업인 D기업은 합병을 당하는 기업과 흡수하는 기업 양측의 협력업체로서 기아에 새주인이 생겨 종전보다 나아질 것이란 기대를 걸고 있다. 콘트롤 케이블을 생산업체인 D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우, 현대, 쌍용 3사 협력업체인 이 회사 李모사장은 『빅딜이후에도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다』며 『 경쟁력 있는 업체들은 빅딜이후 호전 될 것으로 보지만 취약한 업체들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빅딜후 모델변경이나 차종이 변경될 경우 협력업체에도 거래선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협력업체인 동원산업은 변속레바 납품업체로 현대에서 기아 차종을 줄이거나 납품에 변화가 생길 경우 큰 타격을 예상해 걱정이 태산이다. 전자부품업체들은 삼성전자가 대우전자를 인수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알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될 지는 미지수여서 상황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향후 변화에 대해 걱정하는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VCR테크를 대우전자에 납품하고 있는 부평공단내 고창산업 한 임원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아 속단할 수는 없지만 영세협력업체라 해서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빅딜로 모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확장된다는 측면에서 볼때 바람직한 면도 많을 것 같다』고 나름대로 진단했다. VCR부품 등을 LG, 삼성, 대우에 납품하는 J엔지니어링 한 간부는 『대기업 전자업계의 빅딜에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없어 의구심이 가는 것이 사실』이라며 『전자부품업계는 계속 정부방침과 대기업 동향만 지켜볼 뿐 현재 빅딜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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