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北核 다자협상 참여하자” 주변국들 분주한 움직임

북한 핵 문제에 대한 해법 모색이 다자간 회담으로 가닥을 잡아가면서 협상 테이블에 참여하기 위한 각국의 행보 역시 빨라지고 있다. 이번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간 회담은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 아시아에 새로운 질서를 가져오는 주춧돌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해관계를 앞세운 각국의 신경전도 첨예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몇 개국이 참여할지는 아직 미지수=일본의 요미우리 신문 인터넷판은 지난 10일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은 `적어도 4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회담을 개최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이 참여하는 4자간 회담이 기본 프레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일본과 러시아의 참여 여부. 그 동안 한ㆍ미ㆍ일 3국은 일본과 러시아를 포함한 6자간 회담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북한은 일본인 납치문제를 둘러싸고 일본과 등을 돌리다시피 한 상태여서 일본의 참여를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으며, 중국 역시 일본을 꺼리기는 마찬가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북한은 상대적으로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유럽연합(EU)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4자간 회담이 될지, 6자간 회담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며, EU의 참여 여부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태다. ◇초조한 일본과 러시아=90년대 초반의 북ㆍ일 수교회담과 지난해 9월 이후의 수교회담 등 두 차례의 한반도 진출 시도에서 모두 실패했던 일본은 이번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간 회담에서도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에 휩싸여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은 6개국 국장급 협의, 한ㆍ미ㆍ일 고위정책협의 개최 방침을 언론에 흘리는 등 협상 테이블에 끼여 앉기 위한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한반도에서의 어떤 갈등도 러시아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다자간 회담에 참여할 방침을 강력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내주 베이징에서 개최될 북ㆍ 미ㆍ중 회담에서 보듯 일본과 러시아는 핵심 당사국의 위치에서 밀리는 양상이어서 이들의 초조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中, 캐스팅보드 역할 담당할 듯=내주 북한과 미국, 중국 등 3자 회담이 성사된 배경에는 중국의 대북 설득 노력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은 지난 3월 하순 첸지천(錢其琛) 부총리가 이끄는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하는 한편 대북 중유공급 중단이라는 강경한 조치를 통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북-미 양자 해결을 주장하던 중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다자간 회담을 수용토록 적극적인 중재 역할에 나선 것은 이라크 전쟁이 사실상 끝남에 따라 북 핵 문제가 국제사회의 현안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중국으로서는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가 깨질 경우 당장 영향을 받게 되고, 그렇게 되면 경제 성장에 전념할 수 없게 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태에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어떤 나라보다 강해 북 핵 문제 해결의 캐스팅보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구영기자 gy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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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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