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한국 '외국인 투자 과세' 불가피한 조치"

가와이 ADBI소장 본지 인터뷰서 강조


"한국의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조치는 한국정부로서는 어쩔 수 없이 내놓은 정책일 것입니다. 정부가 자본유출입을 관리하는 것은 전세계 어디서든 중요한 문제입니다." 가와이 마사히로(63ㆍ사진)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 소장은 19일 서울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외국인 채권과세 환원조치에 대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가 주최한 아시아개발협력회의 참석차 방한한 가와이 소장은 "일부 해외투자가들은 한국정부 정책에 일관성이 없어 신뢰를 잃게 됐다고 불평하겠지만 정부는 금융 시스템의 안정을 책임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외국인 과세조치는 시장을 왜곡시키지 않을 것이고 단기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이제부터는 자본시장을 더 깊고 크고 두텁게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유입된 자본이 부동산 등 리스크가 큰 부문으로 쏠리지 않도록 제대로 된 금융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도 말했다.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환율 가이드라인을 내년까지 만들기로 한 것에 대해 그는 "경상수지 불균형에 대한 논의 자체는 매우 유익하다"면서도 "이 문제에 대해 강쟁력 있는 정책을 도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내년 프랑스 G20 회의에서도 이를 둘러싸고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국가들 간의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질 것"이라면서 내년에 결과물이 나올지에 대해서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가와이 소장은 G20 정상회의에서 내놓은 서울 개발 컨센서스에 대해 "대단히 의미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개도국 개발 논리였던 워싱턴 컨센서스는 공여국의 입장에서 치우쳐졌지만 서울 컨센서스는 원조를 받아본 나라의 경험이 반영된 조치"라며 "매우 현실적인 컨센서스로 개발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 개발을 어떻게 해야 할지의 내용이 담긴 획기적인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원조공여국으로 한국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은 ADB나 세계은행(WB) 등과의 협력을 통해 개발 노하우를 개도국에 전수해야 한다"며 "ODA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한국의 경험은 개도국들에 활용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가와이 소장은 도쿄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 박사를 받은 뒤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 존스홉킨스대 교수, 도쿄대 교수, WB 수석이코노미스트 등을 거친 일본의 대표적인 국제경제학자다. 지난 2005년 ADB 총재 특별고문으로 초빙됐고 2007년부터 ADBI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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