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둘 데가 없다
제5보(41~48)
흑41에서 45까지는 웬만한 배짱 가지고는 두기 어려운 수순이다. 백의 세력을 강화하는 이적행위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검토실의 중국 기사들은 실전보의 흑41로 그냥 참고도1의 흑1에 뛰어드는 수를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었다. 이것이면 흑7까지가 예상되는데 실전의 진행보다는 흑이 다소 편해 보인다는 얘기였다. 나중에 이 의견을 전해들은 창하오는 백4로 젖힌 수순이 위낙 두터워서 백이 전혀 불만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흑47은 이런 형태의 맥점. 백48은 가장 강경한 대응이다. 백48을 본 왕리청은 여기서 15분을 숙고했다. 직접 움직여 싸우면 참고도2의 흑1 이하 11인데 그것은 12로 한방 얻어맞는 것이 흑으로서는 너무 괴롭다. 그러므로 그렇게 둘 수는 없는 일이고….
검토실에 들어온 위빈 9단이 한참 살피더니 한마디 했다.
“흑이 도무지 둘 데가 없네.”
중국기원 부원장 왕루난이 맞장구를 쳤다.
“그럼 던져야지.”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5/06/02 1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