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 디지털시대 열리나

◎DVD·플라즈마 TV 등 차세대 매체 시판 러시/가격하락·영화음악 SW공급 등 선결과제 여전일본 전자업체들이 미래 가전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은 디지털을 이용한 가전제품이라고 확신하면서 속속 디지털 제품들을 개발, 시판에 나서고 있다. 마쓰시타 전기와 소니는 내달 디지털 가전시대의 총아로 부상할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DVD)를 내놓는다. NEC는 두께가 10㎝밖에 되지않는 고화질, 고음질의 플라즈마 스크린TV를 시판할 계획이며 샤프사는 이미 개인휴대통신 정보단말기(PDA)인 자우루스로 일본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DVD는 디스크 한장으로 영화 한편을 즐길 수 있는 영상매체로 일반 비디오CD에 비해 4배 가량의 데이터를 저장, 재생할 수 있는 차세대 영상기기. 업계에서는 이 제품이 VCR시장을 급속히 잠식하면서 오는 2천년 세계 시장은 연간 2천만대(1백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NEC도 플라즈마 스크린TV의 세계 시장이 2천2년 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한다. 이같은 디지털 가전제품 열풍을 반영, 지난 1일의 96년도 동경 전자쇼에는 PC와 마찬가지로 0과 1의 디지털언어를 이용한 신형TV, 비디오 카메라, 비디오 디스크 플레이어 등으로 가득찼다. 이 쇼에 참가한 많은 전자업체들은 디지털 가전시대의 성공을 장담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하면서도 디지털 쪽으로의 확실한 「방향감각」을 잡은데 흥분해하는 분위기였다. 도시바의 와쿠모토 요시히코 중역은 디지털 시대가 본격 열리고 있는데 대해 『일본 가전업계가 긴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제품의 장점은 무엇보다 기존 아날로그 제품과 달리 상호제품간은 물론 PC와도 접속해 다양한 기능을 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 예가 마쓰시타 전기가 내년 봄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수표장크기의 개인휴대통신 정보단말기(PDA)인 「피노키오」. 피노키오는 기존 수첩기능뿐 아니라 무선 팩스, E­메일, 이동전화의 역할도 한다. 이미 일본시장에서 성공작으로 평가받는 샤프사의 자우루스PDA는 전화, 카메라기능과 함께 인터넷 월드와이드웹에도 접속한다. 여기에다 5백g의 경량인 자우루스는 디지털 카메라 기능으로 찍은 영상을 인터넷을 통해 전송까지 할 수 있다. 사실 일본 전자업계가 디지털 제품으로 방향을 굳힌 것은 기존 아날로그 가전시장이 이미 국내에서 포화상태에 이른 데 따른 자구책인 셈이기도 하다. 최근 몇년동안 대형 전자업체만 이익을 낼 수 있을 뿐 많은 일본 가전업체들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나마 마쓰시타와 소니 등 대형업체들이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요인 중에는 주력사업인 가전제품뿐 아니라 산업 부품과 PC주변기기로의 사업다각화를 꾀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제품의 문제는 현재로선 가격. 도시바의 DVD는 기존 VCR보다 훨씬 비싼 7백달러고 소니가 2주전 내놓은 플라즈마 스크린TV는 무려 1만달러인 실정이다. 그러나 대량생산체제를 갖추면서 가격은 낮아지게 되는 것이 수순이라는게 정설이다. 그래도 DVD와 함께 한 축을 형성할 영화, 음악과 같은 소프트웨어의 공급이 따라주느냐 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디지털 가전제품이 틈새시장으로 전락하느냐 아니면 차세대 주력시장으로 떠 오를 것이냐에 일본 가전업계의 사활이 걸려있다.<이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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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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