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카페베네 어디로 가나

동반성장 규제에 잇단 사업철수… 직원 강제퇴사 논란…<br>국내사업 성장 정체·적자 늘어<br>중국·동남아 등 해외사업 주력


승승장구하던 '커피공룡' 카페베네가 올 들어 줄줄이 악재가 터지며 국내 사업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커피전문점에 대해 500m 이내 신규 출점을 금지하는 규제를 실시한 후 사업 확장에 발목이 잡힌 카페베네가 올들어 잇단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 드럭스토어 '디셈버24' 사업을 시작한 지 5개월 만에 사업을 접은 데 이어 3월에는 출점 제한에 따른 본사 인력 구조조정으로 구설에 올랐다. 5월에는 한국도로공사의 하남 하이웨이파크(만남의 광장)에 만들기로 했던 커피 테마파크 사업이 결국 무산됐으며 올 초 야심차게 인수했던 베이커리 브랜드 '마인츠돔'은 6월 매각 결정이 났다. 최근에는 카페베네와 블랙스미스 직영점을 위탁경영으로 돌리면서 100여명의 직원들을 강제 퇴사 조치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들어 국내 출점 규제로 사업이 위축되면서 그동안 급속도로 사업을 확장해온 부작용이 터져나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해 직영점과 가맹점을 각각 6개, 164개씩 늘렸던 카페베네는 올 들어 각각 1개, 34개 오픈하는 데 그쳤다. 지난 2011년 말 론칭한 블랙스미스도 지난해 새 점포를 70여개나 열었으나 올해는 10여개에 그쳐 성장 정체가 뚜렷하다.


질적 성장이 동반되지 않은 무분별한 확장은 경영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850억원 매출에 순손실 21억원을 기록했던 카페베네는 올 1ㆍ4분기에 매출 419억원, 순손실 19억3,500만원으로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페베네 본사 점포 개발자들이 점포를 오픈할 때 매출 수익보다 오픈 개수를 더 중시한다고 들었다"면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다른 직영점 역시 점진적으로 위탁경영 방식으로 돌릴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카페베네는 실제로 지난 25일 손실이 크고 인건비가 높은 직영점인 카페베네 8개, 블랙스미스 2개 매장을 위탁매장으로 전환하는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100여명의 직원들이 강제 퇴사 조치를 당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김건동 카페베네 홍보팀 부장은 "직영점 일부를 가맹점 방식으로 전환하려는 과정에서 직영점 직원들에게 다른 부서로 가거나 가맹점 전환매장을 맡아 운영하거나 직원으로 근무하는 것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카페베네는 국내 사업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올해를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고 해외 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중국 사업 확장을 위해 투자캐피탈 회사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현지 기업과 합자법인 형태로 투자해 60개 매장을 운영 중이지만 목표치인 연내 300개 매장 계약 체결을 위해서는 투자 자금이 역부족이어서 해당국 사업자에게 사업권을 주고 그에 대한 수수료와 로열티를 받아 매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싱가포르 등 동남아 3개국에도 이 같은 방식의 확장을 추진 중이다. 말레이시아의 투자회사 비티캐피털과 '아시아 카페베네'를 설립하고 하반기부터 주요 지역에 매장을 열기로 했다.

그러나 국내 사업의 위축은 해외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매장이 성장 궤도에 오를 때까지 국내 카페베네가 캐시카우 역할을 하면서 탄탄한 버팀목이 돼줘야 하는데 국내에서 이런 저런 악재에 휘말리다 보면 해외 사업이 순탄하게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