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분기 성장률 5%] 의미와 전망

예상보다 강한 회복…하반기 경기 낙관론 '무게'<br>재고 조정등 일시 요인 많아 'U자형' 판단은 일러<br>"서브프라임 악재 반영안돼 내년이 문제" 지적도


[2분기 성장률 5%] 의미와 전망 7월 산업생산지수 등 실물경기지표도 호조세"서브프라임 악재 반영안돼 더 지켜봐야" 신중론도 최형욱 기자 choihuk@sed.co.kr 우리 경제가 올 2ㆍ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0%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더욱이 지난 7월 산업활동 동향, 서비스활동 동향, 8월 수출 등도 큰 폭의 증가율을 나타내면서 하반기 경기에 대한 낙관론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서브프라임 사태의 영향이 가시화되는 8월 이후에도 현재의 경기상승세가 이어질지는 속단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 2ㆍ4분기 성적표 예상보다 호조=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07년 2ㆍ4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ㆍ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동기 대비 5.0% 성장했다. 전분기에 비해서는 1.8% 늘면서 2003년 4ㆍ4분기(2.7%) 이후 가장 높았다. 7월 한은이 발표한 속보치 각각 4.9%, 1.7%보다 0.1%포인트씩 높은 것이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지난해 2ㆍ4분기 0.8%에서 3ㆍ4분기 1.2%, 4ㆍ4분기와 올해 1ㆍ4분기 연속 0.9%를 기록해 'L자형'으로 횡보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성장률이다. 이 같은 호조세는 제조업 성장과 수출 호조가 주도했다. 제조업은 반도체, 산업용 기계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3.6% 성장했으며 재화 수출은 5.2% 증가했다. 특히 증시 활황으로 인한 금융보험업의 성장은 성장률 상향 조정에 기여했다. 금융보험업은 주식시장 활황에 힘입어 증권회사가 호조를 보인데다 기업대출 확대 등으로 예금 취급기관도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5.1% 성장을 나타냈다. ◇올 하반기 성장률 완만할 듯=이처럼 2ㆍ4분기 성장률이 좋은 데 이어 하반기를 시작하는 7월 실물경기지표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7월 산업생산지수는 162.9로 6월보다 2.1%,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3% 각각 늘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9월 17.6%를 기록한 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경기회복 추세가 어느 정도 확인됐다는 뜻이다. 안길효 한국은행 국민소득팀장은 이날 "2ㆍ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1.8%로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연간 성장률은 전망치인 4.5%의 높은 쪽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성장률이 크게 치고 올라갔다고 보기 힘들며 그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올 2ㆍ4분기 성장률이 높아진 데는 일시적인 상승 요인도 작용했기 때문이다. 안 팀장은 "2ㆍ4분기 경제성장에는 제조업이 재고 조정을 거쳐 큰 폭의 플러스로 전환한 덕이 컸다"며 "하반기에는 기업들의 투자규모가 상반기에 비해 줄어들 가능성이 높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특수 요인의 기여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투자가 상반기에 비해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ㆍ4분기에는 2ㆍ4분기와 같은 높은 성장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게다가 당초 회복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되던 소비는 오히려 증가세가 둔화됐고 건설업도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하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간소비의 경우 올 2ㆍ4분기 가정용 전기기기 및 영상음향기기 등 내구재 소비가 줄면서 전기 대비 0.8% 성장하는 데 그쳤다. 건설업은 토목건설과 건물건설이 부진해 전기 대비 1.8%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순수출의 GDP 성장기여도는 전분기 -0.8%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높아진 반면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전분기 1.3%포인트에서 0.9%포인트로 낮아졌다. 국민경제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지난해 동기 대비 4.7%를 기록했다. 전분기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GDP 성장률 밑돌면서 체감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더구나 2ㆍ4분기 실질 GNI가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것은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전분기 7,000억원 감소에서 4,000억원 증가로 전환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실질 GNI 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 손실액은 18조5,000억원에서 19조원으로 확대됐다. ◇서브프라임 변수 여전=문제는 8월 이후의 경제지표다. 7월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좋았지만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영향을 아직 받지 않은 상태에서 집계됐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에도 경기상승 흐름이 이어질지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아직 미국 주택경기 침체가 고용ㆍ소비 등 실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서브프라임 부실이 미국 경제의 침체로 이어져 국내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하반기 경기지표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브프라임 충격이 올 하반기보다는 내년 경제에 더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올 하반기도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는 예상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면서 "미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으로 내년 미국 소비가 타격을 입으면 우리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9/0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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