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올드보이' 패션쇼 무대에 서다

남성복업계, 중년 모델 기용 소비회복 안간힘


7일 오후 하얏트호텔 리젠시룸에서 열린 ‘엘파파’ 가을ㆍ겨울 시즌 패션쇼에는 중후한 분위기의 남성 모델들이 대거 무대에 올랐다. 시니어 남성층을 타깃으로 출시된 브랜드인 만큼 80년대 패션ㆍ연예계를 주름잡던 나한일, 김병세, 선우재덕 등 중장년층 OB모델은 물론 성악가 김동규, 방송인 김범수 등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직접 패션쇼 모델로 등장했다. 중년 남성들은 무대위 뿐아니라 객석에서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600여명의 관객 중에는 엘파파가 목표 소비자로 설정한 ‘지적, 경제적 여유를 가진 40대 이상 남성’들이 100명 이상 포함됐기 때문. 부부동반으로 초청된 기업인, CEO 모임회원, 대학원 최고 경영자 과정 이수자, 의사, 교수 등 다양한 중년 남성들이 모였다. 중년 남성 위주의 이 같은 패션쇼는 모델도, 관객도 여성이 대부분인 기존 패션쇼와 비교하면 극히 이례적이다. 엘파파에 이어 코오롱패션도 9일 하얏트호텔에서 ‘맨스타’, ‘캠브리지’ 패션쇼를 연다. 국내 남성복업체들의 패션쇼 개최는 10여년 만에 처음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경기 불황으로 판매부진이 갈수록 심화되자 남성복업계가 패션쇼를 통해 소비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 여름 남성복 패션쇼의 화두는 ‘올드보이들의 반란’. 그 동안 패션 쇼핑에 소극적이었던 중년 남성들이 주5일제 정착으로 생활의 여유가 생기고 안정적인 경제력까지 갖추면서 적극적인 소비 주체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정엽 엘파파 대표는 “그 동안 잠재돼있던 4050세대의 패션에 대한 관심이 표출되면서 이 시장은 남성 패션의 마지막 블루오션이자 틈새 시장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오롱패션 역시 이번 패션쇼에 영화배우 남궁원과 모델 출신의 배우 장동직 등 ‘올드보이’들이 모델로 나올 예정이다. 코오롱패션 남성 패션BG의 이대형 상무는 “남성복 브랜드는 정체성을 더욱 강조한 차별화된 제품과 마케팅을 요구받고있다”며 “위축돼 있는 남성복 시장을 ‘붐 업’시켜보자는 의도로 이번 패션쇼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