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해운업체인 골라LNG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노출된 대한해운은 긴밀한 거래선인 포스코ㆍ한전ㆍ가스공사 등 대형 화주에게 백기사 역할 요청을 적극 검토하는 한편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는 등 다각적인 M&A 대비책 마련에 들어갔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해운은 올해 초 골라LNG가 노르웨이 선박전용 투자펀드인 편리펀즈ASA와 함께 대한해운 지분을 대거 사들이면서부터 적대적 M&A에 대비해 오고 있지만, 이번 M&A 선언을 계기로 다중 안전장치 마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대한해운 고위 관계자는 “경영진이 올해 초부터 골라LNG의 의도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 왔다”며 “앞으로도 경영권 방어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맹기 명예회장과 이진방 사장 등 대한해운 최고 경영진은 우호지분 확대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해운은 올해 초 이맹기 명예회장을 포함해 우호지분이 24%였지만 지분을 늘려 35.3%까지 확대했다. 또한 내년 4월에 주식으로 전환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형식의 우호지분 8%도 보유하고 있다.
대한해운은 또 경영권 방어의 추가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클라이언트(화주) 등에 우호지분 확보를 요청할 방침이다. 대한해운 고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면 결국 주식수가 핵심 변수가 아니겠냐”며 “회사 경영진은 앞으로 법인이나 기관 등의 클라이언트를 확실한 우호지분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과거 포스코 계열인 포항공대가 대한해운 우호지분을 보유했었다”며 “주요 클라이언트인 포스코와 함께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에 주식매집을 적극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대한해운은 자사주 비율을 현행보다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대한해운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올해 초부터 100억원 가량을 투입해 자사주를 매입해 왔으며 8월말 현재 자사주 비율이 9.7%에 달한다.
대한해운은 또 골라LNG가 편리펀즈ASA가 자전거래 등을 통한 동일회사 가능성에 주목하고 공시의무 위반 등에 대한 법적대응도 병행할 방침이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골라LNG와 편리펀즈ASA가 동일회사라는 혐의가 있어 구체적인 증거를 수집중에 있다”며 “경영권 분쟁이 격화될 경우 금감원 등에 공시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하는 등 법적조치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