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수치제어) 선반, 머시닝센터 등 국내 공작기계들은 가격 경쟁력면에서 일본 제품에 비해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NC선반, 머시닝센터 등 주요 공작기계에 있어 일본 제품의 생산원가는 국내업체와 동등한 수준이지만 관세·수송비 등을 감안할 경우 20% 정도 비싸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다변화조치 해제 이후 일본업체들의 직접 진출 등 당장의 큰 문제는 없는 상황.
그러나 앞으로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가치의 상승, 일본업체들의 판매전략 변화에 따라 크게 문제가 될 소지도 안고 있다.
업계는 현재 1엔당 950원수준의 원화 환율이 800원대로 떨어질 경우 경쟁력을 회복한 일본업체들이 국내 진출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내업체들은 유통망과 서비스에서는 우위를 갖고 있지만 성능과 품질, 판촉능력 등은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능의 경우 일본공작기계는 주축회전, 급속이동 등 고속화성능과 시스템화 등에서 앞서고 있으며 특히 고장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또한 일본업체들은 국내에 진출할 경우 일본공장 견학, 고액접대 등 개인별 밀착형 판촉을 전개할 것으로 보여 일본업체들의 국내시장 진출시 타격이 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예상되는 일본업체들의 진출형태는 초기에 고가제품을 중심으로 저가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으며 대형 고가장비는 직판, 소형저가 장비는 국내 대리점을 활용할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가장 진출가능성이 큰 일본업체는 모리세키, 오쿠마, 마작 등 3대 메이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국내 업계의 대응전략은 가격경쟁력을 상쇄시킬 수 있는 비가격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환율·관세 등을 감안할 경우 아직은 가격무문 경쟁력은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영업및 판매촉진, 서비스 등을 강화해 일본업체들의 진출여지를 없애겠다는 전략이다.
대우중공업·현대정공·두산기계 등은 시장개방을 계기로 단골 고객에 대한 일제 정리와 함께 고객관리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 장기할부금융 등 금융상품의 개발, 유통망 강화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각 영업소에 서비스조직을 신설하거나 확대하는 한편 고객이 고장신고를하기 전에 미리 기계를 점검해주는 사전서비스(BS)제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가 더욱 걱정하는 것은 이같은 가격이나 품질보다는 일본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막연한 선호가 더 큰 문제로 보고 있다. 공작기계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작기계의 경우 성능이나 품질보다 일제선호도가 높아 큰 타격이 예상된다』며 앞으로 철저한 고객관리와 홍보를 통해 이같은 외제 선호의식을 불식시키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병호 기자 BHM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