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시장에서 올 한 해는 양적인 성장세로 보나, 투자 수익률로 보나 주식펀드 투자자들의 승리의 해로 기록될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적립식 투자’라는 브랜드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으면서 지난해 말 8조6,486억원에 불과하던 주식펀드 수탁고는 12월 말 현재 24조원을 넘어 지난해 말 대비 180% 증가라는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주식펀드는 연초 이후 평균 55.64%라는 국내 주식펀드 역사에 남을 만한 높은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펀드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풍족한 한 해였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배당주 펀드의 인기에 이어 중소형주 투자펀드, 가치주 투자펀드, 테마펀드 등 펀드 선진국과 같이 다양한 상품이 쏟아져 나왔다.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국내 펀드가 등장하는 등 국내 운용사들의 운용능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되는 한 해였다.
그러나 이러한 비약적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식펀드시장이 선진국 수준에 오르기 위해서는 투자자 교육강화, 판매망의 다변화, 관련 서비스 강화 등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자세가 필요하다. 국내 펀드시장은 지난 99년 바이코리아 열풍과 좌절을 통해 투자자 교육과 투자 서비스의 뒷받침 없는 양적인 성장은 사상누각(砂上樓閣)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
어렵게 살려낸 불씨를 성냥불에 그치지 않고 장작불과 같이 지속적으로 타오르게 만들기 위해서는 주식펀드시장에서 해결돼야 할 몇 가지 숙제들이 있다.
첫번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투자자와 판매사 직원의 교육 강화이다. 지금까지 판매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해결에 주안점을 두었다면 내년부터는 한단계 더 나아가 투자자들에게 투자목적과 목표수익률, 투자기간에 맞춰 펀드가입 및 환매 관련 컨설팅을 해줄 수 있는 능력이 배양돼야 한다. 진정한 장기투자를 유도하고 판매보수 논쟁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서비스 제공이 이뤄져야 한다.
둘째, 판매 채널 확대와 관련 서비스 확대를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이다. 투자자들이 서비스를 받는 만큼 펀드보수를 더 내는 구조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며 판매 채널의 다각화는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돼야 한다.
셋째, 다양한 주식펀드 관련 인덱스의 등장이다. 다양한 인덱스의 등장은 인덱스 펀드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성과평가 측면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으며 운용사에서도 추종하는 벤치마크가 명확해짐에 따라 보다 정확한 투자방향을 투자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올해의 높은 수익률에 연연하지 않고 합리적인 투자수익률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