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통사 와이파이존 구축 '동상이몽'

KT가 무선랜(와이파이) 이용구역을 찾아주는 '올레 와이파이존 찾기' 애플리케이션을 20일 선보였다. 이 애플리케이션 이용자는 현재 위치에서 반경 0.5~3km내에 있는 올레 와이파이존을 검색할 수 있고 찾아가기, 상세정보, 전화걸기 등의 기능이 제공돼 쉽게 와이파이존을 찾아갈 수 있다. 사진제공=KT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잇따라 와이파이존(Wi-Fi zone, 무선인터넷 접속지역) 구축에 나서면서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올 초 와이파이존 구축에 나선 SK텔레콤이 전면 개방을 선언한 반면 국내 최대 규모의 와이파이망을 갖춘 KT는 자사 가입자에게만 개방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전국에 전용 와이파이존인 ‘쿡앤쇼존’ 2만7,000개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당초 올 연말로 예정되었던 5개월 앞당긴 것으로, 올해 말에는 3,000개를 추가해 3만개의 와이파이존을 구축할 계획이다. SK텔레콤도 현재 6,000개 수준인 ‘T와이파이존’을 올 연말까지 1만5,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우선 9월 말까지 1만개의 와이파이존을 구축한 뒤 나머지 5,000개는 이동식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KT와 SK텔레콤이 잇따라 와이파이존 구축에 나서자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가입자가 적은 LG유플러스도 와이파이존 경쟁에 뛰어들었다. LG유플러스는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와이파이존 구축에 나선 뒤 연말까지 1만1,000개, 2012년 5만개의 와이파이존을 구축할 예정이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잇따라 와이파이존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KT는 과거 유선통신 분야의 강점을 살려 경쟁사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와이파이존 구축에 나서고 있다. 국가기간통신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전국 곳곳에 유선통신망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반면 뒤늦게 와이파이존 경쟁에 나선 SK텔레콤은 상대적으로 고민이 많다. SK브로드밴드의 유선통신망이 KT보다 좁아 와이파이존 구축이 까다로운 데다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대신 SK텔레콤은 자사 가입자로 접속을 제한한 KT와 달리 타 이동통신사 가입자에게도 접속을 허용하면서 KT의 와이파이존 개방을 간접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일단 고정형 1만개, 이동형 5,000개로 KT의 와이파이존 공세에 대응할 계획이다. 향후 스마트폰 가입자들을 중심으로 와이파이 개방 여론이 본격화되면 내심 KT와 와이파이존을 공유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당장 내년부터 4세대(G) 이동통신 기술 ‘롱텀에볼루션(LTE)’을 구축키로 결정한 상황에서 투자비용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무선랜 설비에 선뜻 자금을 투자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SK텔레콤 정만원 사장은 “전국적으로 사람이 많이 모이는 지역을 놓고 봤을 때 고정형 1만개 정도가 충분하며 나머지는 이동형으로 모두 수용할 수 있다”며 “와이파이존은 숫자가 아니라 속도와 질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KT와 와이파이존 숫자 경쟁에 나설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KT는 SK텔레콤의 와이파이존 개방 요구에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와이파이존 개방은 “원칙적으로 불가”라는 설명이지만 현재 전국 180만개에 달하는 인터넷전화 공유기(마이LG070)의 활용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자사 인터넷전화 공유기를 희망 고객에 한해 공유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데 이 경우 와이파이존 숫자에서 단번에 국내 1위로 올라서게 된다. 한편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와이파이존 구축을 서두르면서 우리나라는 올 연말이면 와이파이존 규모에서 세계 2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지와이어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으로 미국이 71,628개의 와이파이존을 보유해 1위를 차지했으며 중국(36,592개), 영국(28,182개), 프랑스(26,437개)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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