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003620]가 중국의 상하이자동차로 최종넘어갈 경우 국내 자동차업계에도 상당한 판도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가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된다는 것은 GM대우에 이어 쌍용차도 큰 틀에서볼 때 GM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는 셈이기 때문이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차의 새 주인이 된다고 보면 새롭게관심이 쏠리는 대목은 GM대우의 쌍용차 지분 참여 여부다.
GM대우측은 이 문제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차를 인수할경우 GM대우가 지분 참여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다.
지난 2002년 GM이 GM대우를 설립할 때도 상하이자동차, 스즈키 등 이른바 `GM아시아 네트워크'가 거의 총동원돼 GM대우에 지분 참여를 했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릭 왜고너 GM회장의 발언도 그같은 관측에 힘을 더하고있다.
왜고너 회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차 인수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쌍용차에 대한 관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런 저런 정황이 아니더라도 GM이 상하이자동차 지분을 50% 갖고 있고, 상하이자동차가 GM대우 지분을 10.18%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GM대우가 쌍용차 인수에서지분 참여를 하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어쨌든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차 인수가 완료되면 국내 자동차업계는 크게 봐서현대.기아차와 GM대우.쌍용차의 양대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현대차와 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이 70%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단순 외형만갖고 양측을 `맞상대'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GM대우와 쌍용차가 연합전선을 구축하면 적어도 현대.기아차의 독주를견제하기에는 충분한 역량을 갖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상하이자동차라는 연결 고리를 통해 GM대우와 쌍용차가 묶어질 경우시너지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두 회사에서 현재 생산하는 차종이 배기량이나 가격면에서 거의 겹치지 않고 제품 라인업상 절묘하게 상대방의 공백을 메워주는 구도가 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내 대형차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쌍용차의 체어맨은 매그너스상위 등급의 대형 모델에 목말라 해온 GM대우의 갈증을 완전히 풀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전통적으로 RV 부문이 강한 쌍용차가 새 주인을 찾아 안정된 생산체제를 갖추고 동시에 대우자판이라는 막강한 영업망을 업게 될 경우 현대.기아차와 본격적인경쟁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진행중인 쌍용차의 평택공장 증설 작업이 완료되는 2005년말 이후에는쌍용차의 생산능력이 현재의 연간 10만대에서 20만대로 늘어나 중.대형과 RV 분야에서 현대.기아차와의 내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상하이자동차라는 든든한 배경을 갖게 된 만큼 쌍용차와 GM대우의 중국시장 공략도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GM대우가 그동안 내수보다 수출에 주력해 왔지만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차 인수가 완료되면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쌍용차의 제품 라인업이 보강되면 내수 판매에서 현대.기아차와 어느 정도 경쟁 구도를 만들어갈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