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프리미엄 커피 전성시대] 커피의 맛·향 더 풍부하게… '특별한 한잔' 즐긴다

엔제리너스 스페셜티 매장, 커피 감별 큐그레이더 배치

고객 취향에 맞춰 핸드드립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은 세계 상위 1% 원두 사용

탐앤탐스·SPC·맥도날드도 고품질 커피로 '포미족' 공략

지난해 9월 오픈한 ''엔제리너스커피 스페셜티'' 세종로점에서 큐레이더가 맞춤형 커피를 고객에게 만들어 주고 있다. 왼쪽 아래 커피는 엔제리너스의 프리미엄 커피 야심작인 ''시그니처 드링크''. /사진제공=엔제리너스커피


스타벅스의 프리미엄 커피인 리저브 매장

강남 SPC스퀘어에 자리잡은 SPC그룹의 스페셜티 커피 전문브랜드 커피앳웍스.

밥보다 커피를 외치는 한국의 '원두 박사'들이 즐비하면서 커피 브랜드마다 맛의 차이를 쉽게 알아보는 이들도 많아졌다. 안성민 한의원의 안성민 원장은 "최근 엔제리너스가 선보인 '시즌 아메리카노'의 원두 맛이 꽃향과 과일향의 적절한 조화로 맛과 풍미가 훨씬 풍부해졌다"고 평가했다.

안 원장처럼 기존 아메리카노와 지난 3월 선보인 시즌 아메리카노 원두 맛의 차이를 콕 찍어 내는 일반인들이 급증하자 커피전문점들은 과열되는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차별화된 맛이 브랜드의 성패를 가른다고 판단, 프리미엄 커피 전쟁에 나서기 시작했다. 저마다 남다른 원두를 앞세운 '스페셜티 커피'와 맞춤형 프리미엄 커피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는 것. 이른바 프리미엄 커피 전성시대다.


불황 속 새로운 블루칩 소비층으로 떠오른 '나를 위한(For Me)' 소비를 만끽하는 포미족의 등장 역시 프리미엄 커피의 전성시대를 재촉한다. 가격은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등 기존 커피보다 500원~1,000원 비싼 편이지만 커피 마니아들은 "고품질 커피의 맛과 향을 느끼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스스로 만족감도 얻을 수 있는 나만의 작은 사치"라며 스스럼없이 지갑을 연다.

프리미엄 커피 시대를 열어 젖힌 대표 플레이어는 롯데리아의 엔제리너스커피다. 야심작 시즌 아메리카노는 지난해 가을 이 회사 상품팀과 28명의 원두 감별사인 큐그레이더가 모여 기존 원두의 배전강도를 변경하는 수십 차례 시도와 소비자 선호도 조사 끝에 6개월 만인 지난 3월 탄생했다. 특히 '마시면 꽃과 과일 향이 코 끝을 감미롭게 휘감아 금새 입안이 향긋해진다' '고급스러운 바디감이 봄과 잘 어울린다' 등 커피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직영 80개점과 가맹 102개점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엔제리너스커피 맛의 강점은 커피감별 전문가 큐그레이더를 국내 커피 전문점 가운데 최다인 28명을 보유한 데 있다. 큐그레이더는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에서 발급해주는 국제 자격증으로, 30여가지가 넘는 테스트에서 합격해야 나오는 커피업계 최고의 전문 자격증이다. 인원도 전세계 3,000명에 불과하다. 엔제리너스의 지원을 통해 배출된 큐그레이더들은 브라질, 코스타리카, 멕시코에서 들여온 로스팅된 원두를 철저히 검수한 뒤 커핑(Cupping) 과정을 통해 꼼꼼하게 품질 관리를 진행하며 엔제리너스의 커피 품질을 강화하고 표준화해 어디서나 고품질의 같은 맛을 즐길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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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제리너스커피 관계자는 "큐그레이더들은 매장 바리스타에게 커피 추출, 스티밍, 품질 향상을 위한 전반적인 커피 교육을 진행해 전 매장의 커피 맛을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엔제리너스커피는 지난 11월 관리자 전원을 큐그레이더로 배치한 1호 스페셜티 매장 '엔제리너스 세종로점'을 시범적으로 선보였다. 이 곳은 고객이 직접 선택한 원두를 고객 취향에 맞게 바리스타와 소통하며 맞춤형 커피를 제공하는데 전문가가 핸드드립 방식으로 커피를 즉석으로 내려주는 게 일반적인 전문점과는 다르다. 스페셜티 메뉴인 '케냐 캉구누AA'는 케냐의 고지대에서 재배되는 최고급 원두로 신선한 자몽과 레몬의 풍미가 가득하다.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는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 높은 희귀원두로 잔잔한 꽃향기와 살구가 어우러진 달콤함이 특징이며 '과테말라 미라빌레'는 2013년 과테말라 커피품평회인 COE(Cupr of Excellence) 5위에 등극한 커피로 민트의 상쾌함과 땅콩의 고소함, 초콜릿의 달콤함 등 3가지 맛이 다 녹아 있다. 자주 세종로점을 찾는다는 직장여성 김보경(36)씨는 "희귀 원두를 쓰면서 추출방식도 다양해 진정 내가 원하는 맞춤형 커피가 나오기 때문에 5~10분 걸려도 기꺼이 기다린다"면서 "중간 중간 맛을 보면서 맛의 강약도 조절해 주기 때문에 맞춤형 커피를 마실 수 있어서 즐겨 방문한다"고 말했다.

조만간 프리미엄 이상의 특별함을 담은 최고급 커피도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5월말까지 엔제리너스 스페셜 티 세종로점에서만 한정해 선보이는 '시그니처 드링크'는 지난해 한국바리스타챔피언쉽 1위를 차지한 정아름 바리스타가 개발했다. '오렌지 필 소 굿'이란 콘셉트로 만든 창작 에스프레소 음료로, 레몬청과 에스프레소, 오렌지껍질 등으로 만들어 진한 커피 맛에 상큼한 과일향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스타벅스는 소위 '선택받은 원두'로 마니아층을 공략한다. 전국 36개 매장에서 판매 중인 프리미엄 커피 '스타벅스 리저브'는 전 세계 최고급 원두 가운데 상위 1% 품질의 선별한 단일 원산지·품종의 커피 원두로 만든 제품이다. 스타벅스가 진출한 64개국 가운데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등 일부 국가 800개 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고객들은 압구정로데오역점을 비롯한 이태원거리·소공동·분당 정자 등 매장에서 세계인들이 즐기는 최상급의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스타벅스가 상위 1% 원두라면 탐앤탐스는 다양한 프리미엄 원두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탐앤탐스 오디세이아 매장에서 선보이고 있는 원두는 케냐AA·인도네시아 토라자 G1·동티모르 AAA·에디오피아 시다모 G2 등 4종으로 탁월한 맛과 향에 소위 '골라먹는 재미'도 담았다.

아울러 지난해 9월 스페셜 티 전문점 '커피앳웍스'를 론칭한 SPC는 18시간 추출한 콜드 드립 커피에 질소 가스를 충전해 흑맥주를 연상시키는 '클라우드 앤 커피'로 포미족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맥카페 플레이스'를 통해 합리적 가격대의 고품질 커피를 앞세워 프리미엄 커피 시장을 공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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