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샅바 싸움

제1보 (1~10)



제1, 제2국을 불계로 패한 창하오는 측근들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솔직하게 자기 심정을 토로했다. "뭔가에 홀린 것처럼 연거푸 완패했어요. 흐름상으로는 3연패로 끝날 것 같습니다. 이세돌이 전보다 훨씬 더 강해진 느낌입니다. 타이틀 획득은 둘째로 치고 제게는 1승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창하오) 흑7의 두칸협공이 또 등장했다. 제1, 제2국과 똑같다. 여기서 창하오가 먼저 취향을 선보였다. 백8로 되협공한 이 수. 평소에 연구해둔 수일 것이다. 이세돌은 여기서 아낌없이 시간을 썼다. 이번 5번기에서 이세돌은 서반에 시간을 많이 쓰고 있다. 서반 장고는 휴직 이후 달라진 점이다. 어쩌면 이세돌은 창하오의 백8을 보고 약간 당황했는지도 모른다. 사이버오로 생중계실의 오늘 해설자는 백대현7단. 그는 참고도1의 흑1과 백2를 그려놓고 말했다. "이것이 아마 창하오의 주문일 겁니다. 백돌 3개가 교묘하게 서로 호응하고 있는 모습이어서 흑이 불만이지요."(백대현) 장고 12분만에 이세돌은 흑9로 귀를 다부지게 굳혔다. 철주라고도하고 쌍점이라고도 하는 이 뭉툭한 응수는 이세돌의 신수였다. 이번에는 창하오가 장고에 들어갔다. 이세돌의 흑9는 창하오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수였다. "기세의 충돌입니다. 일종의 샅바싸움이지요."(김만수) 흑9는 백더러 참고도2의 백1로 벌리라는 주문이다. 그것이면 흑은 2에서 6까지로 둘 작정이다. 애초에 우상귀에 걸친 백 한 점을 그대로 고사시키겠다는 작전이다. 8분을 생각하고 창하오는 백10으로 응수했다. "잡아가라는 것이지요. 흑이 최대한도로 잡겠다고 나서자 백은 최소한도로 잡혀주겠다고 주문을 한 장면입니다."(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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