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내 금융시장 대혼란…일부"외환위기 재연우려"

외국인 신흥시장서 돈빼 달러 쟁탈전<br>주가폭락·환율·금리급등 유사불구<br>기업실적·수출등 펀더멘털 양호 "불안장세 오래가진 않을것"


국내 금융시장 대혼란…일부"외환위기 재연우려" 외국인 신흥시장서 돈빼 달러 쟁탈전주가폭락·환율·금리급등 유사불구기업실적·수출등 펀더멘털 양호 "불안장세 오래가진 않을것" 홍준석 기자 jshong@sed.co.kr 관련기사 • "美에 곧 진짜 서브프라임 폭풍 분다" • 서브프라임 악령에 "이머징마켓 강추위" • 코스피 3개월만에 1,700대로 • 글로벌자금 '엑소더스' ‘달러 확보’ 소용돌이가 국내 금융시장을 휘몰아치고 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감이 커지면서 외국인이 안전자산인 달러를 구하기 위해 원화 자산인 주식과 채권을 내던져 주가 폭락, 금리 폭등을 야기시켰고 그 자금을 외환시장에서 달러로 바꾸면서 환율은 급등하는 형국이다. 특히 달러 자금 공급이 자취를 감춘 외환스와프시장은 제 기능을 상실해 사실상 붕괴에 직면했다. 일각에선 달러 부족으로 촉발된 금융시장 혼란이 마치 외환위기 때를 떠올리게 한다며 외국인이 신흥시장 격인 국내 시장에서 완전히 짐을 싸는 게 아니냐는 경고음을 울린다. 하지만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단기외채 성격, 달러 매집 배경 등이 IMF 당시와는 명백하게 차이가 있는 등 현 펀더멘털 수준에서 이 같은 상황은 과도한 움직임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즉 열쇠는 미국 경기가 쥐고 있어 불안 장세가 좀 더 이어질 수 있겠지만 점차 진정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원ㆍ달러 환율이 2주 만에 20원 이상 급등하고 금리는 6년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는 등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진 이유는 ‘달러 쟁탈전’ 탓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악령이 되살아나면서 경기 침체가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되자 외국인이 신흥시장에 투자했던 돈을 달러로 바꾸고 있기 때문. 이 과정에서 주식매도→주가 급락, 채권매도→채권 값 급락(금리 급등), 달러 매수→환율 급등(원화 약세)의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시장의 주가는 폭락하고 유로화ㆍ엔화 등을 제외한 자국 통화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추세적 흐름인 달러화 약세와 어긋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윤진 국민은행 외화자금팀 대리는 “외국인의 달러 매수 수요가 하루 평균 2억~3억달러로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며 “주식매도가 계속될 경우 원ㆍ달러 환율이 940~950원대로 상승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의 요동도 이와 무관치 않다. 사실 주식시장이 불안하고 글로벌 신용위기 등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과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점을 감안하면 통상 금리는 하향곡선을 그려야 한다. 그럼에도 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것은 은행권의 CD 발행에 따른 수급 불균형과 외국인이 국채선물 시장에서 연일 채권을 내다팔면서 채권 값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14~22일 2만2,342계약을 순매도했다. 특히 외환스와프시장은 이자율스와프(IRS)와 통화스와프(CRS)의 금리차이(스와프베이시스)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사실상 기능이 마비됐다. 은행권의 해외에서 외화조달이 막히는 등 달러 구하기가 어렵자 원화에 큰 웃돈을 얹어주고라도 달러를 사려고 한다는 얘기다. 달러 부족 사태로 금융시장이 한데 뒤엉키며 총체적 난국에 접어들자 시장 일각에선 외환위기 상황이 재연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외화 부족, 주가 폭락, 금리 급등, 환율 급등이 당시 모습과 흡사하다는 것. 하지만 정부나 전문가들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기업 실적 호조, 수출 증가세 지속 등 국내 증시 여건은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또 환율 움직임도 국제 금융시장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단기외채 급증에 대해서도 외환위기 때는 만기 연장 차원이었으나 지금은 위험 회피용 성격인데다 외환보유고도 넉넉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전종우 SC제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현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작금의 상황은 심리적 불안에 따른 과도한 국면”이라며 “단기간에 안정되기는 어렵겠지만 서서히 진정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석 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신용등급이 하락한 것도 아니고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도 아니다”며 “글로벌 투자심리 위축으로 일시적으로 충격을 받고 있지만 충분히 회복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외국인 이탈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불안 장세가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입력시간 : 2007/11/2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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