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9·1 부동산대책 한달] 빗속에도 모델하우스마다 인산인해, "떴다방 등장… 강남 과열 걱정할 판"

위례·서초 등 모델하우스 15곳에 35만명 몰려<br>잠실주공5단지 실거래가 4000만원 오르기도<br>낙찰가율도 꾸준히 상승… "연말까지 회복지속"


주택거래가 살아나고 신규 분양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수요가 서울 강남권에만 집중되면서 좁혀지던 강남·북 격차도 다시 커지고 있다. 29일 위례신도시 ''위례 자이'' 모델하우스에는 평일임에도 방문객들이 길게 줄을 선 채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제공=GS건설

지난주 말 4만여명의 방문객이 몰릴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서울 지하철 8호선 복정역 인근의 '위례 자이' 모델하우스. 29일 기자가 방문한 이곳은 월요일인데다 하루 종일 계속 내린 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방문객들로 북적거렸다. 모델하우스 입장을 위해 우산을 들고 대기하는 방문객 줄이 500m를 훌쩍 넘었고 입장까지 1시간가량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주말과 다르지 않았다.

3,481가구의 대단지로 미분양 소진에 어려움을 겪어온 '김포 한강 센트럴자이'에서도 희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8월 말까지만 해도 전체 가구 수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계약률을 보였지만 9월 들어 계약 속도가 급속히 빨라지고 있다는 것. 특히 지난 한 주에만 197건이 계약될 정도로 분위기가 개선되면서 9월 말 현재 70%에 육박하는 계약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약통장 1순위자 확대와 재건축 규제완화 등을 담은 9·1 부동산대책이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금융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7·24대책이 발표된 지 한달여 만에 빠르게 추가 대책이 나오면서 시장회복에 탄력이 붙었다는 설명이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엇보다도 정부정책이 연속해서 나오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 것이 주요했다"며 "신규 주택과 기존 주택의 분위기는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연말까지는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남권 분양, 과열을 걱정할 상황=택지개발촉진법이 폐지되고 내년부터 청약통장 1순위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고되면서 기존 1순위자와 투자자들이 몰려 전국의 모델하우스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특히 26일 문을 연 위례신도시와 서울 서초 등 15개 모델하우스에는 사흘간 35만명에 달하는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몰렸다. 장지동 H공인의 한 관계자는 "회복을 기대하던 신규 분양시장의 분위기는 어느새 투기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변했다"며 "단기간 시세차익을 노리는 가수요가 극성을 부리고 있어 위례 자이 청약경쟁률은 역대 최고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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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이번주에 알짜 단지로 꼽히는 신규 분양이 봇물을 이루고 있어 치열한 청약경쟁이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최고 기대주로 꼽히는 위례 자이의 1·2순위 청약이 다음달 1일로 예정돼 있는데다 '서초 푸르지오 써밋'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 '아크로리버파크2차' 등 강남권 재건축 물량도 1일과 2일에 걸쳐 청약을 진행한다. 현재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뚜렷한데다 이동식 중개업소인 '떴다방'도 극성을 부리고 있어 분양권 프리미엄을 노린 불법전매가 활기를 띨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주택 거래 늘고 집값 회복세 뚜렷=9·1대책발 훈풍은 신규 주택시장뿐만 아니라 기존 주택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책의 수혜 지역으로 꼽히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와 목동·상계동 등의 집값이 상승하면서 서울 주택 가격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의 경우 9월 한달 동안 19건의 거래가 성사되며 평형별로 실거래가가 2,000만원가량 올랐다. 특히 82㎡(이하 전용면적)의 경우 8월 말 12억6,0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9월 들어 13억원에 주인을 찾으며 한달 새 4,000만원이나 뛰었다. 재건축 연한 단축의 수혜지로 꼽히는 양천구 신정동 신시가지 6·11단지의 실거래가도 지난달에 비해 2,000만원가량 올랐다.

시장 회복세와 가을 이사철이 맞물리면서 재건축이 아닌 일반 주택시장에서도 매매전환이 이뤄지며 시세가 상승하는 모습이다.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는 실수요자가 늘면서 송파구 잠실동 엘스와 리센츠의 경우 실거래가가 8월에 비해 2,000만~3,000만원 상승했고 성동구 래미안 옥수 리버젠, 마포구 신공덕 래미안1차 등도 1,000만~2,000만원가량 올랐다. 신공덕동 M공인의 한 관계자는 "전셋값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집값이 더 이상 떨어질 것으로는 보지 않는 세입자들이 늘어나며 중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매매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선행지표도 잇따라 파란불=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과 입찰자 수는 각각 87.7%, 9.2명으로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상반기만 해도 향후 주택시장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아 투자자들이 망설이는 모습이었지만 9월 들어 적극적으로 입찰에 뛰어들면서 낙찰가율과 경쟁률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실수요자는 물론 낙찰 이후 임대로 놓으려는 투자자들까지 가세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기존 주택시장의 집값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재건축 단지의 경우 9·1대책 이후 호가가 급속히 상승해 더 이상 매수세가 붙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일반주택 역시 가을 이사철을 지나며 전세난이 진정되면 실수요가 한계를 보이며 매매전환도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재건축 규제완화가 이뤄졌지만 실제로 투자전망이 밝은 단지는 한정돼 있어 지속적으로 서울 주택시장의 회복을 견인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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