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관매도 언제까지 이어질까(기류)

◎투신·은행 ‘장기화’ 증권은 ‘유동적’□투신/주식형저축 해약 미매각 규모 급증 유동성 확보 ‘절실’ □증권/평가손 100%반영 손해감수 이유없어 타기관보다‘느긋’ □은행/BIS비율 유지위해 언제든지 ‘팔자’ 내년규모 더커질듯 기관투자가들은 12월들어 지난 20일까지 1조9백56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 11월중 3천2백62억원에 비하면 매도강도는 5배가량 증가된 셈이다. 이중 투신사의 순매도 규모가 7천20억원에 달하며 증권이 2천2백24억원, 은행이 1천2백1억원 등을 기록했다. 기관들의 주식매도 움직임은 단기간에 진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과연 이같은 매도공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관들의 주식매도 배경은 ▲위험자산 줄이기 ▲외환·금융시장과 함께 주식시장의 불투명성 증대 ▲고객들의 환매자금 마련을 위해 유동성 확보차원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물론 이는 각 금융기관이 처한 현실에 따라 주식매도의 이유는 다소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투신 투신사들의 매도사유는 유동성 확보가 절실하다는데 있다. 투신사들은 요즘 늘어나는 환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리가 급등하자 주식형 저축을 해약하고 신규설정 채권형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주식형 미매각 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또 과거에 설정된 저율 공사채형펀드의 해약증가에 직면한 투신사들이 자금마련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적극적으로 주식형 미매각펀드를 해지하고 있고 이로인해 주식을 내다팔고 있는 것이다. 각 투신 주식운용사령탑들은 현재 미매각펀드 뿐 아니라 전반적인 주식편입비율을 낮춰 만약의 중도환매사태에 대비, 현금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앞으로 주식을 얼마나 더 팔지는 미지수다. 다만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이 해소되기까지 투신사의 주식매도가 지속될 것이라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증권 증권사들은 주식 매도에 있어 다른 금융기관과 달리 다소 느긋한 모습이다. 어차피 평가손을 1백% 반영하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굳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주식을 팔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증권사들의 주식매도는 지난 94년 이후 지속돼 왔고 최고 6조원에 달하던 전체 상품주식 규모가 지난 3월말 3조5천억원에서 최근 2조6천억원 수준까지 감소했다. 이에따라 현재 대형증권사들은 사당 2천억원대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권준길대우증권과장은 『그룹계열 대형사의 경우 계열사 주식을 제하면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은 그리 많지 않다』며 『따라서 증권사들은 공격적인 매도보다 시장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신이 5천억원을 순매도했던 지난 11월중 증권사들은 오히려 1천3백94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은행 지속적인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는 은행권은 앞으로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요구하고 있는 자기자본비율(BIS) 8%선이상 유지를 위해 매도우위를 지속할 전망이다. IMF는 내년 3월말까지 부실채권, 유가증권 평가손 등에 대해 1백% 평가손을 정립한 뒤 BIS비율 8%선이상 유지를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입장에서는 주식 등 유가증권을 매각하는 것이 유리하다. 보유시에는 평가손 1백% 충당에 따라 자기자본이 감소되는 것은 물론 위험가중치 1백%인 주식보유에 따라 위험자산이 증가되는 반면 매각할 경우는 매각손 발생에 따라 자기자본만 감소시키면 되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지난주에도 4백99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내년에는 매각규모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금년 결산에서 주식평가손 반영비율이 50%로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따라 금년보다는 평가손 1백%를 반영할 내년에 매각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지 문제는 매각기회가 없어서 못팔고 있을 뿐 기회만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매각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안의식·최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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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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