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곧잘 지각을 하는 박영훈

제2보(21∼36)



동갑내기이자 절친한 친구인 최철한의 랭킹이 3위에서 14위로 굴러 떨어졌지만 박영훈은 1년 전에 3위에 오른 이래 굳건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세계의 한다 하는 고수들이 마왕 이세돌의 위세에 눌려 있지만 박영훈은 그 이세돌로부터 GS칼텍스배를 탈취했다. 그것도 2연속 패배 이후에 3연속 승리라는 스릴 만점의 곡예를 통해서였다. 최철한은 여전히 동안(童顔)이지만 박영훈은 훤칠한 대장부의 풍모가 생겼다. 승부에 대한 자신감도 충만하고 무엇보다도 배짱이 여간 두둑하지 않다. 타이틀매치를 앞두고도 잠을 잘 자기로 유명하며 이따금은 너무 늦잠을 자서 지각을 하고 시간공제를 당하기도 한다. 백24는 이렇게 먼저 슬라이딩을 하는 것이 최근의 추세이다. 그냥 25의 자리에 단속하는 것은 흑이 역으로 24의 자리에 지켜서 안팎으로 실리의 차이가 크다. 흑25는 기세. 이제 와서 참고도1의 흑1에 지키면 백2가 너무도 기분 좋은 수가 되므로 흑의 불만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백28은 박영훈의 연구가 엿보이는 수순. 참고도2의 흑1로 잡으면 백2로 상변을 키우겠다는 작전이다. 그 의도를 잘 아는 이세돌은 지체 없이 흑29로 뛰어들었고 일찌감치 접전이 벌어졌다. 백36의 시점에서 흑의 '다음 한 수'를 알아맞혀 보자. 이세돌은 그 정답을 못 찾아내어 바둑을 그르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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