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카카오 등 대어급 업체의 국내 증시 입성 계획이 발표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SDS·카카오의 장외주식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은 쾌재를 불렀지만 가지고 있지 않은 투자자들은 입맛만 다시고 있다. 아쉬워할 필요 없다. 삼성SDS·카카오 뒤에 33개 대형사 기업공개(IPO)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증권사도 삼성SDS·카카오 덕에 IPO 시장에 관심이 쏠린데다 국내 증시의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이 잇따르면서 올해와 내년을 최적의 상장 시점으로 보고 IPO 예상 기업에 적극적인 구애 작전을 펼치고 있다.
28일 서울경제신문이 KTB자산운용에 의뢰해 연간 매출액 1,000억원이 넘는 대형사 IPO 매물 리스트를 확인해본 결과 33개사가 올해와 내년까지 상장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까지 상장 가능성이 아주 높은 기업 8개 중 지난해 매출액이 가장 컸던 업체는 현대오일뱅크(20조2,956억원)다.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실적 부진으로 상장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중으로 내년까지 증시 입성이 예상된다. 미래에셋생명(2조8,121억원) 역시 현재 실적이 부진해 상장 시기를 조율하고 있지만 내년까지 상장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SK루브리컨츠(2조6,631억원)도 내년까지 상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현대로지스틱스(9,323억원)는 상반기 증시 입성이 기대된다. 시가총액 1조원 규모가 기대되는 롯데정보통신(6,008억원) 역시 올 상반기 상장이 예상되며 국내 보안시장 3위 업체인 KT텔레캅(2,380억원), 수처리 업체인 코오롱워터앤에너지(2,297억원)는 올 하반기 상장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도 삼성에버랜드, LG CNS, 제주항공, 포스코특수강, 교보생명, 이랜드리테일, 해태제과, 포스코건설 등 26개 업체도 내년까지 상장 기대감이 크다.
오진택 KTB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현대오일뱅크와 SK루브리컨츠·&미래에셋생명·동부생명 등은 상장을 굉장히 원하고 있지만 업황이 부진해 상장을 미루는 것으로 업황이 어느 정도 올라온다면 언제든지 상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상장 주식은 현재 실적과 성장성, 그리고 상장 가능성에 따라 가격이 변한다"며 "상장 가능성이 높더라도 건설사·생명보험사·특수강 등 업황이 부진해 성장성이 떨어지는 업체보다 쿠쿠전자·제주항공 등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업체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IPO 시장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증시가 상승하며 2010~2011년 활황을 보였지만 2011년 유로존 위기로 2012년과 지난해까지 침체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부터는 정부의 IPO 시장 활성화 의지에 힘입어 약 60여개의 업체가 상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국내 주요 증권사는 코스피지수가 올 하반기 최대 2,40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각 증권사 IPO 인력은 상장할 가능성이 높은 업체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상장을 권유하고 있다.
IB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IPO를 할 시점상 비우호적인 상황은 모두 지났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올해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모두 합치면 약 60여개 업체가 국내 증시에 상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