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목요일 아침에/5월 20일] 회복되는 투자열기 살려야

기업들의 투자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17일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26조원을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등 시설 및 연구개발(R&D) 분야에 투자하기로 하면서 공격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이는 앞서 오는 2020년까지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등 5개 신사업 분야에 총 23조원을 쏟아붓기로 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LG그룹도 이미 올해를 '그린 경영 원년'으로 선포하고 2020년까지 태양전지 등 그린 신사업 분야에 모두 2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현대제철 역시 연간생산능력을 현재 400만톤에서 2015년까지 1,200만톤으로 확대하기로 하는 등 대규모 투자계획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투자열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성장동력 확충의 힘이자 희망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도 최근 가진 정례회의에서 신성장 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일자리 확대에 앞장서겠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련의 현상들은 기업들이 공격적 투자를 통해 미래시장을 선점하고 지속성장을 실현하는 것과 함께 국가경쟁력 확대에도 일조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현재 세계경제가 불확실하고 경영여건의 변화도 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러한 시기에 투자를 더 늘리고 인력도 더 많이 뽑아서 글로벌 사업기회를 선점해야 그룹에도 성장의 기회가 오고 우리 경제도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5.5%에서 5.9%로 상향 조정할 만큼 우리 경제는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올해 1ㆍ4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지난해 동기 대비 7.8%증가했고 산업생산 증가율은 26%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낸 한편 그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서도 알 수 있다.하지만 대내외 경제상황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 유럽발 재정, 금융위기 파장은 거듭되고 있고 세계 경제 회복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의 긴축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금리인상과 상당한 가계부채 등이 겹쳐지면서 지속적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을 불확실하게 하고 있다. 이런 여건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의 과감한 투자는 우리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낮추고 희망을 키우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개척자 정신은 한국 경제에 커다란 활력소인 것이다. 금융위기 여파로 한동안 움츠렸던 기업들의 투자분위기를 그렇기에 더욱 살려나가야 한다. 대기업들의 과감한 투자는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과 경쟁력을 키우는 핵심 에너지다. 그 에너지가 중소기업들에도 선순환적 구조로 공급될 수 있다면 투자 효과와 열기는 배가 될 것이다. 즉 납품가의 적절한 조정, 협력업체와 연계한 연구개발 및 투자지원 확대 등 상생을 위한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협력 역시 절대 필요하다. 불필요한 규제 개선에 박차를 정부, 그리고 정치권은 최근의 분위기에 맞춰 당분간은 기업에 대한 냉혹한 감시자보다는 후원자로서의 역할에 초점을 둬야 한다. 녹색산업 등 기업들의 투자 초점이 맞춰진 부문이나 미래 성장동력 육성과 관련한 구체적 지원 방안, 법안 등을 속히 마련하는 것은 물론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하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상당한 투자를 유도해놓고도 겉돌기만 하면서 기업들의 사업계획에 차질을 야기할 것으로 우려되는 세종시 문제, 7월 시행을 앞두고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근로시간면제한도(타임오프) 등 주요 현안이나 제도에 대해 정부가 확고한 원칙을 갖고 시행에 나서는 것은 물론 이에 대한 정치권의 적극적 협조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살아나는 투자 열기는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실현하고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힘이자 희망이다. 그 열기를 지속시켜가기 위한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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