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난 2011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4년간 수입한 일본산 어류는 모두 13만973t에 이른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4억2,008만8,000달러어치다.
다만 원전사고를 기점으로 수입 규모는 해마다 줄었다. 2010년 8만1,087t에 이르던 일본산 어류 수입량은 원전사고 여파로 2011년 5만954t, 2012년 3만2,065t, 2013년 3만1,420t, 작년 2만6,657t으로 감소했다.
수입중량 기준으로 전체 수입 어류 가운데 일본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7.6%에서 지난해 2.3%로 떨어졌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이후 한국 정부는 방사능 오염 위험이 큰 후쿠시마 주변에서 생산하는 50개 수산물에 대해서만 수입을 금지했다.
그러다 2013년 여름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대량 유출된 것이 확인되자 정부는 같은 해 9월 9일부터 후쿠시마·이바라키·미야기·이와테·도치기·지바·아오모리 등 8개 현에서 생산하는 모든 수산물 수입을 금지했다. 아울러 일본에서 수입하는 수산물에 신고 의무를 부여하고, 신고된 일본산에서 요오드나 세슘 등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면 바로 돌려보내도록 했다.
하지만 2013년 9월 이전에는 미량의 방사성 물질이 나온 일본산 수산물도 국내에서 유통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1년 3월 14일부터 2013년 9월 8일까지 허용 기준치(100Bq/㎏)보다 적은 방사성 물질이 나온 3,013t의 일본산 수산물이 국내로 반입됐다.
더구나 이 기간 방사능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어린이와 청소년이 먹는 학교 급식에도 일본산 수산물이 쓰였다.
교육부가 김춘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 제출한 2013년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2011년 3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전국 초·중·고교에서 급식으로 쓰인 일본산 수산물은 모두 4,327㎏에 이른다.
품목별로는 가다랑어포가 1,610㎏으로 가장 많이 쓰였고 이어 꽁치 1,051㎏, 명태 430㎏, 연어살 270㎏, 갈치 175㎏, 임연수어 138㎏, 코다리 112㎏ 순이었다.
2013년 9월 이후에는 방사성 물질이 조금이라도 나온 일본산 수산물 수입이 사실상 차단됐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작년 9월 성인 6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대부분(92.6%)이 일본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유출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또 방사능 오염이 가장 우려되는 분야로 52.9%가 어패류 등 수산물을 꼽았다.
일본 정부는 최근 한국이 일본 8개 현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조치가 부당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지난 21일 일본은 이 문제와 관련, ‘WTO 협정에 기반한 협의’(양자협의)를 하자고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