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5월 7일] 결국은 소비자다

여기저기서 온통 스마트폰 이야기가 넘쳐난다. 새롭게 눈길을 끌며 삶을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주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에 대한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기업과 관공서들도 앞다퉈 스마트폰이 가져올 업무 혁신 등에 눈을 돌리면서 누가 빨리 모바일 오피스를 구현할지 내기를 하는 듯한 모습이다.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최신 휴대폰 트렌드에서 나 혼자만 자칫 뒤처지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 속에 교육까지 받아 사용법을 배우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스마트폰 열풍 한켠에 다른 모습들도 눈에 띈다. 스마트폰을 회사에서 받고도 익숙하지 않은 사용법 때문에 사무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원래 쓰던 휴대폰을 사용한다는 모 기업 부장님, 자투리 시간마다 스마트폰으로 게임ㆍ애플리케이션 등을 쓰다 보니 자신에게 여유가 없어져 서비스를 해지했다는 직장인 친구, 나에게 꼭 필요한 것 같지는 않은데 단순히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소외감을 느낀다는 대학 후배도 있다. 휴대폰 보급률이 100%가 넘은 우리나라의 경우 소비자들은 이같이 다양한 니즈와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소통의 수단으로 휴대폰을 사용하지만 인터넷은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유행을 좇아 스마트폰을 구매했을 때 그 기능을 십분 활용할 수 있을지, 혹은 스마트폰의 기동성을 누리기 힘든 자가운전자들이 단말기에 대한 투자를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지는 고객 만족을 우선시하는 기업에 남겨진 과제이다. 휴대폰이 생활의 편리를 돕는 기기에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고 생활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면 기업 및 개발자들은 앞서가는 고객뿐 아니라 따라오는 고객도 배려하고 제대로 된 제품을 신중하게 선보여야 한다. 앞서가야 한다는 명제하에 소비자들에게 불편과 새로운 학습을 강요한다면 이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필자가 일하는 LG전자에서 일반 휴대폰이지만 스마트폰과 비슷한 애플리케이션 체험을 할 수 있는 일반 휴대폰으로 좋은 호응을 얻은 것도 이 같은 기본 명제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결국은 소비자다.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소비자들이 불편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지, 소비자들이 진정 체험해보고 싶어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세심한 고려와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 트렌드에 휩쓸려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정말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휴대폰은 어떤 모습일지 다시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