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한은 "유로존 위기 탄력 대응" 보수색깔 벗어

金매입 이어 보유외환 신속매매 포트폴리오 전담팀 가동

한국은행이 유로존(유로화 통용 17개국) 재정위기에 특유의 보수적 색채를 벗어던지고 있다. 재정위기에 외환 포토폴리오를 탄력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보유외환을 신속하게 매매하는 투자기법을 처음으로 도입, 본격 운용한다. 앞서 지난 7월 13년 3개월 만에 금 매입을 재개한 바 있다. 8일 한은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달러ㆍ유로화ㆍ파운드ㆍ엔화ㆍ호주달러 등 개별국가 통화별로 상품을 구성해 보유외환을 운영해왔지만 최근 들어 이들 통화를 모두 하나로 묶어 매매하는 포트폴리오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외자운용원에 신속매매를 전담하는 글로벌투자팀을 신설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간 상태다. 신속매매 포트폴리오 투자에 사용되는 보유외환은 전체 보유액의 3.2%인 100억달러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속매매 포트폴리오 투자를 도입하면 통화 및 상품 갈아타기가 훨씬 수월하고 유로 사태 등 글로벌 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포트폴리오 구성을 신속하게 바꿀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령 그리스 재정위기 등 유럽 불안으로 독일 국채(분트)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독일 국채를 처분하고 미국 국채(TB)로 투자대상을 바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반대로 미국 경기침체 및 재정적자 우려로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가격이 떨어질 때에는 미 국채를 매도하고 유로나 엔화 표시채권으로 갈아타는 것이 용이해진다. 한은은 보유외환 운용에 있어 안전성을 가장 우선시하지만 신속매매 포트폴리오 투자를 통해 수익성 제고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한은은 보유외환 3,100억달러 중 14.3%인 430억원을 한국투자공사(KIC) 등 외부에 위탁해 운용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직접 매매하고 있다. 채선병 한은 투자운용부장은 "신속매매 포트폴리오에 투자되는 보유외환은 뉴욕ㆍ런던 사무소에서 매매하지 않고 본점에서 자체적으로 운용한다"면서 "요즘처럼 글로벌 금융환경이 급변할 때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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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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