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무역수지 4개월만에 흑자] 사스… 노사분규… 흑자정착 단정못해

무역수지가 4개월만에 적자의 늪에서 벗어났다.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데다 국제유가가 하락함에 따라 무역수지 개선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은 흑자기조가 정착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이달부터 사스의 영향으로 중국, 홍콩 등 아시아지역에 대한 수출 차질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중국 등에 대한 수출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이 늘어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사스 영향으로 중국 등의 경제활동이 크게 둔화될 경우 우리 수출도 예상외로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면서 “이 경우 대체시장을 개척한다 하더라도 중국 등에 대한 수출감소분을 충분히 메울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유가하락과 수출증가로 무역수지 흑자 반전=원유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은 무역수지 흑자 반전에 일등공신 노릇을 했다. 올들어 3월까지 무역적자기조가 이어진 것은 전적으로 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4월에는 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선데다 에너지 수요도 줄어들면서 에너지 수입도 크게 줄었다. 3월만 해도 에너지 수입액은 모두35억7,000만달러에 달했지만 4월에는 28억6,000만달러로 7억1,000만달러나 줄어들었다. 결국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7억달러 이상의 무역수지 흑자요인이 발생한 셈이다. 물론 수출증가도 무역수지 개선에 큰 몫을 했다. 당초 사스 여파로 수출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많았지만 아직은 사스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휴대폰, 자동차 수출 증가에 힘입어 월간 수출금액이 지난해 7월이후 10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4월 수출은 3월보다 4억5,000만달러나 늘어나면서 2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 행진을 이어갔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자본재 및 소비재 수입 둔화=경기둔화의 그림자가 수입추이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원유 등 원자재 수입도 줄었지만 자본재나 소비재 수입 증가세도 한 풀 꺾였다. 4월 자본재 수입 규모(20일 기준)는 36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 늘어나는데 그쳤다. 자본재 수입증가율은 지난해 말부터 3월까지 계속 20~40%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휴대폰에 사용되는 비메모리반도체 수입액은 3월에는 14억4,600만달러에 달했지만 4월에는 11억1,100만달러로 떨어졌다. 산자부 관계자는 “내수 경기 침체 영향으로 가동율이 떨어지면서 자본재 수입이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소비재 수입도 뚜렷한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4월1일부터 20일까지 자동차 수입액은 2,900만달러로 3월 같은 기간의 4,100만달러보다 1,200만달러나 줄었다. 이밖에 술, 캠코더 등 사치성 소비재 수입도 일제히 줄어 내수 침체 분위기가 여실히 드러났다. ◇사스와 노사분규가 큰 변수=앞으로 수출은 사스 및 노사분규 전개 양상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국가에 대한 수출비중이 50%에 달하기 때문에 사스 영향으로 중국 등의 산업활동이 위축될 경우 수출도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높은 석유화학, 철강 등이 사스 영향으로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의 임금 및 단체협상도 큰 변수다. 특히 올해 노동계가 주5일 근무, 비정규직 차별화 철폐 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노사협상이 파국으로 치닫을 경우 조업 중단에 따른 수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

관련기사



정문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