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책은 인생의 스승/이만수 교보생명 사장(로터리)

국력과 독서량은 비례한다고 한다. 잘 사는 나라일수록 독서량이 많다는 사실이 그것을 잘 증명해주고 있다.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훌륭한 독서문화와 전통을 많이 가진 민족이다. 신라시대에 독서삼품과를 설치하여 관리를 등용할 때도 독서수준을 헤아렸으며 고구려시대에는 태학이라는 이른바 고등교육기관을 두어 인재를 양성하였다. 뿐만 아니라 고려시대에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종이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를 개발하였고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나라에서 독서당을 지어 책읽기를 권장할 정도였으니 독서로만 따진다면 우라나라는 이미 세계 초일류 강대국이 되어 있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한 단체에서 우리나라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국민독서실태에 대한 통계를 보면 참으로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책을 한권도 사본 적이 없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57.3%에 달했고 월평균 도서구입비 지출이 1만원 미만이라는 응답자가 50.8%로 절반을 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교육열이 높다는 우리나라의 국민교육 수준으로 볼 때 이는 독서의 중요성을 충분히 알고 있으나 실천에는 지나치게 무관심하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내가 근무하는 빌딩의 지하에는 동양 최대를 자랑하는 서점이 자리잡고 있어 가끔 시간을 내 들러보면 어린이에서부터 회사원·주부·노인들에 이르기까지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그중에서도 진지한 눈빛으로 책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는 어린이들이야말로 우리 미래의 밝은 모습인 것 같아 흐뭇하기 그지없다. 바야흐로 책읽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구절을 음미하며 독서 삼매경에 한번 빠져 보자. 한권의 좋은 책이야말로 말없는 인생의 스승이요 훌륭한 벗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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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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