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외선체열진단후 침·약물로 치료가능냉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냉증이란 인체의 특정부위가 차다고 느끼는 이상증상으로 요즘 같은 겨울철에 많이 발생한다.
문제는 비정상적이라고 느끼는 피부의 온도를 재 보면 실제 낮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30대 이후 여성들에게 많지만 남성들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신체부위 중에서는 손과 발ㆍ허리 등이 빈발하는 부위다. 경희대한방병원 한방부인과 조정훈(02-958-9114) 교수의 도움말로 냉증의 원인과 치료법을 알아 본다.
◇원인=우리 몸의 온도는 항상 일정한 범위로 유지된다. 혈액이 체내 구석구석까지 흐리기 때문. 어떤 원인에 의해 인체 특정부위 혈액순환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열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 지지 않기 때문에 생긴다.
혈액순환을 조절하는 인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자율신경계가 주된 역할을 한다.
자율신경계는 기온이 상승하면 인체 피부의 혈관을 확장해 혈류를 활발하게 하여 체내 열을 밖으로 발산하고, 반대로 기온이 하강하면 혈관을 긴장시켜 혈액순환을 억제함으로써 필요이상 저온이 되는 것을 막는다.
이처럼 자율신경계 기능이 어떤 원인으로 인해 역할을 수행하지 못해 기능이상을 부르는 증상을 '자율신경실조증'이라고 부른다. 자율신경실조증은 냉증의 주요 원인 중의 하나이다.
◇증상=다양하지만 대체로 ▦손발이 차거나 ▦몸에서 찬 바람이 나오고 ▦발끝이 시리며 ▦팔다리가 차고 땀이 난다. 무릎이나 허리가 시린 것도 빼 놓을 수 없다.
오래 지속될 경우 함께 동반되는 증상은 불임ㆍ불감증ㆍ두통ㆍ요통 등이다. 대부분 추운 계절에 나타나지만 일년 내내 고생하는 사람도 있다. 남성보다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은 여성의 경우 생리적으로 호르몬 변동이 있고, 남성보다 정신적 동요가 쉬워 자율신경계의 기능이 쉽게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우 사춘기 이후 배란 및 월경이라는 호르몬의 변동을 반복하게 되므로 내분비 변화에 의해 자율신경계의 기능이 바뀔 수 있다. 호르몬 균형이 깨지기 쉬운 사춘기와 출산 후 및 갱년기에 많이 나타나는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진단=환자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불편이므로 객관적이고 정확한 진단에는 제약이 따른다.
자율신경계의 기능이상에 대한 객관적 검사역시 한계가 있다. 이러한 진단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냉증진단에 이용하는 검사가 '적외선체열영상진단법'이다.
인체 피부에서 방출되는 아주 적은 양의 체온을 민감하게 감지한 다음 컴퓨터를 통해 다양한 색상으로 표현함으로써 이상여부를 체크 한다. 환자가 호소하는 부위의 온도가 실제 내려갔는지, 변화가 있었다면 얼마나 내려갔는지 등을 정확히 알 수 있다.
손 부위에 나타난 냉증의 경우 어깨와 온도차가 1.5℃ 이상 차이가 나며 발 냉증인 경우 무릎부위와 약1℃의 차이가 난다.
◇치료ㆍ예방=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나 한방에서는 ▦열습포법 ▦냉온요법 ▦지압 또는 마사지요법 ▦뜸요법 ▦침요법 ▦약물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열습포법이란 따뜻한 수건을 허리에서 꼬리뼈(선골)까지 또는 냉증을 느끼는 부위를 15~20분간 덮어 주는 방법이다. 냉온요법은 따뜻한 물과 찬 물에 손이나 발을 약 10분 정도 번갈아 담그는 방법. 말초 혈액순환이 촉진되고 냉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
지압이나 마사지 요법으로도 개선할 수 있다. 한의학적으로 냉증은 주로 경락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발생하므로 경락을 따라 다리 안쪽을 장딴지에서 허벅지까지 아래위로 마사지 한다.
안마용 기구를 이용하는 것도 좋으며 샤워 시 따뜻한 물을 이용해 경락을 따라 마사지 해도 좋다. 가볍게 뜸을 떠서 냉증을 완화시킬 수도 있다.
약물요법은 체질과 병력에 따라, 몸이 실(實)한 상태에서 오는지 아니면 허(虛)할 때 오는지에 따라 계지복령환이나 당귀작약산 등으로 처방 받으면 개선된다.
박상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