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LG카드 대주주지분 완전감자] 채권단, 카드減資 ‘뜨거운 감자’

채권단의 실사결과 LG카드가 완전자본잠식으로 나타남에 따라 감자(減資)를 하느냐, 마느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채권단은 당초 감자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사결과 추가부실이 드러나자 `감자 불가피` 쪽으로 입장을 바꾼 채 시장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지분율이 42%대로 높아진데다 소액주주들도 거세게 반발해 현실적으로 감자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으며 결국 금융당국이 나서 적기시정조치-주식소각명령의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24일 주식시장에서 LG카드 주가는 감자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하한가로 주저앉으며 4,280원을 기록, 상장 이후 최저가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ㆍ소액주주 집단반발 우려=LG카드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채권단의 입장에서 감자는 한마디로 `뜨거운 감자`다. 매각으로 인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본금을 줄이고 채권을 출자전환해야 하지만 단일 최대주주인 템플턴자산운용과 대주주인 캐피털그룹 등 외국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다 소액주주들도 집단반발할 경우 감자계획을 밀어붙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현재의 지분구도하에서 감자를 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불가능에 가깝다. 주총에서 감자안이 통과되려면 전체 주식 수의 3분의1 참석에 참석 주식 수의 3분의2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최근 유상증자분까지 합쳐 LG카드의 총발행주식 수는 1억5,719만주이므로 최소 5,239만주(27.9%)가 주총에 참석, 3,493만주(22.5%)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따라서 70%의 주식이 주총에 참석한다고 가정할 경우 7,335만주(46.6%)가 찬성해야 감자안이 통과되지만 3,667만주(23.3%)가 반대한다면 감자안은 부결된다. 템플턴자산운용과 캐피털펀드의 지분만으로도 감자안을 부결시키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출자전환 후 감자` 추진=따라서 채권단은 `출자전환 후 감자`라는 구도를 생각하고 있다. 채권은행들이 우선 출자전환을 해서 채권단 지분율을 80% 이상 끌어올리게 되면 주총에서의 특별결의 의결권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물리적으로 주총 통과는 가능하다. 그러나 하나로통신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개인 소액주주가 감자에 조직적으로 반대하고 외국인들이 가세할 경우 채권단은 큰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금융당국, 적기시정조치 가능성=순조로운 감자절차가 어렵다면 여신전문금융업법상 금융감독당국에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LG카드에 대해 적기시정조치를 내려 주식의 일부 및 전부소각명령을 내리는 쪽으로 LG카드의 해법이 제시될 가능성도 있다. 감독당국의 소각명령 역시 주총을 거쳐야 하지만 주총에서 부결된다 해도 경영개선계획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압박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경회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채권단의 입장에서는 감자를 하고 싶어도 쉽게 덤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금융감독당국의 강제 감자명령이 있지만 이 역시 다른 카드사와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조의준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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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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