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최대 자동차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가 아시아 생산거점을 한국에서 인도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로이터통신은 GM이 올해 말께 글로벌 수출생산기지 재편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현재로서는 인도가 한국을 제치고 새로운 제조·수출 허브로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3일 전했다.
GM이 한국에서 발을 빼려는 것은 무엇보다 높은 인건비와 강성 노조로 인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국GM은 지난해 전략 차종인 쉐보레의 유럽 철수로 수출물량이 줄어든데다 내수시장에서도 후발업체에 밀리며 적자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쉐보레 세계 생산량의 5분의1을 떠맡았던 국내 공장의 가동률이 70%대로 떨어졌지만 노조와 지역사회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경영합리화 노력마저 좌절된 상태다. 그런데도 노조는 500%의 성과급에다 차종 및 생산물량 같은 핵심 경영사항까지 보장하라며 무리한 요구를 일삼고 있다. 노조 일각에서는 GM의 사업축소가 지역경제에 몰고 올 파장을 우려하기는커녕 차제에 국내 대기업에서 인수해야 한다는 철없는 주장까지 나온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GM의 현실은 국내 자동차산업, 나아가 제조업 전반의 암울한 미래를 보여준다. 글로벌 기업들은 단 1원의 생산단가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데 회사야 망하든 말든 임금과 복지에만 매달리는 귀족노조의 이기적인 행태가 초래할 결과는 명약관화하다. 한푼의 외국자본이라도 끌어들여 일자리를 더 만들어도 시원찮을 판국에 고임금 저효율 구조가 고착된다면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보기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다 통상임금이니 정년연장 같은 규제 덩어리만 첩첩이 쌓여가니 한국에서 기업 하기 어렵다는 외국 기업의 불만이 높아지는 것도 당연하다. 노동계는 이제라도 제 밥그릇 걷어차는 이기적인 행태에서 벗어나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세계 최하위권의 노동생산성부터 개선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힘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