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2일 예정된 이란 대통령선거의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면서 이란 최초의 여성 대선후보가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이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9일 대선 후보자 신청 접수결과, 여성은 전체 후보 475명 중 42명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후보들이 대선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헌법수호위원회(Guardian Council)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2005년 대선에는 남녀를 통틀어 총 1,010명이 후보로 등록했지만 위원회 심사를 통과한 후보는 8명 뿐이었다. 당시에도 여성 후보는 89명이나 됐으나 헌법수호위 심사에서 모두 탈락했다.
이란 여성들이 헌법수호위 심사에서 거부당하는 이유는 여성의 정치활동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 때문. 게다가 헌법의 대선 후보자 자격 규정도 해석에 따라 여성의 출마를 원천봉쇄할 수 있어 논란이 돼 왔다. 이란 헌법에는 `리잘(rejal)'만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리잘은 아랍어로 남자ㆍ어른이란 뜻이다. 그러나 리잘은 이란어로는 성별과는 상관없는 `정치적 주체'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리잘을 남성의 의미가 아니라 정치적 주체로 해석해야 한다며 여성의 대선 출마를 허용하라고 촉구해 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헌법수호위는 "이번 대선에서 여성의 출마는 어떤 제한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여성 후보 탄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헌법수호위원회가 여성 출마를 허용한다면 라파트 바야트 전 의원이 최초의 여성후보가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치고 있다.
보수파로 분류되는 그녀는 후보 등록 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은 최근 몇 년간 계속된 고유가 현상을 국부 창출로 연결시키는데 실패해 이란의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천금 같은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이란 최초의 여성 대선후보 탄생 여부를 가름할 최종 후보 명단은 오는 20일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