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시약으로 20가지가 넘는 병을 한꺼번에, 그것도 실시간으로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은 씨젠만이 갖고 있습니다. 이번 상장을 통해 해외시장 점유율 확대 및 글로벌 업체 도약을 위한 기반을 구축해 2012년에는 세계 10대 분자진단업체로 도약할 것입니다.”
내달 10일 코스닥에 상장하는 분자진단 전문업체 씨젠 천종윤 대표는 24일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분자진단은 피나 침, 소변등에서 유전자(DNA∙RNA등)을 추출한 후, 이를 증폭해 시료를 늘려 정확한 질병의 원인을 판독하는 기술이다.
분자진단의 최고 장점은 신속성이다. 감기나 인플루엔자는 일단 체내로 침입해도 며칠의 잠복기를 갖고, 발병해도 기존 기술로는 최소한 며칠이 지나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주는 처방은, 감기로 인한 2차감염을 막는 항생제 정도다. 하지만 분자진단으로 초기에 정확한 바이러스 검증이 되면 맞춤 처방이 가능하다.
또다른 장점은 짧은 개발기간과 비교적 저렴한 비용이다. 천 대표는 “분자진단은 1개 종목당 비용이 1억 미만으로 기간도 3-4개월이면 가능하다”며 “천문학적 비용과 오랜 기간의 개발∙임상이 필요한 신약개발보다 사업성과 가시화가 빠르다”라고 설명했다.
씨젠은 지난 2005년 자체개발한 유전자 증폭기술 ‘DPO(Dual Priming Oligonucleotide)’에 이어, 2006년 여러 유전자를 동시에 증폭시키는 멀티플렉스 PCR(DNA를 증폭시키는 기술) 플랫폼을 구축해 첫 분자진단 제품인 호흡기 질환 12종 동시다중 검사제품(Seeplex)을 세계최초로 개발했다. 기존 제품으로는 한번에 2가지 종목까지 검사가 가능했다.
또 씨젠이 올해 개발한 실시간 유전자 증폭기술인 ‘READ’는 수십종의 유전자를 선택적으로 증폭하면서 이와 동시에 진단이 가능하다. 이는 진단 가능한 유전자 수와 민감도의 한계, 판독 오류등 제약이 많았던 글로벌기업 로슈社의 기존 기술을 크게 뛰어넘는 성과다.
씨젠은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세계 40개국에 특허를 출원하고 유럽∙캐나다등에서 진단시약 인증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등에서 신기술 인증을 받았다.
이상길 씨젠 전략기획팀장은 “거래소 상장심사때 실적뿐만 아니라 기술 평가도 받았다”며 “보건사업진흥원의 평가에서 최근 5년새 바이오업체로는 첫 AA등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씨젠 매출은 2007년 18억원을 시작으로 연평균 170%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작년 131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매출이 벌써 110억원으로 작년 전체매출에 육박한다. 수출비중도 높다. 지난 2007년 29.8%로 시작해 작년 55%로 내수를 넘어섰다. 올해는 6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씨젠은 지난 3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내달 1∙2일 이틀간 청약에 들어간다. 코스닥 상장예정일은 내달 10일로, 상장예정 주식수는 636만4,550주(액면가 500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