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명품`으로 공연불황 뚫는다

5월 8~11일 공연될 오페라 `투란도트`는 티켓가, 제작비, 무대 규모 등이 모두 `최고`임을 앞세워 관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공연가는 전반적으로 불황에 시달리고 있지만 고급 이미지로 브랜드화한 공연물들은 오히려 관객몰이에 성공하고 있어 공연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공연계에 따르면 이어지는 불황으로 올해 전체 공연 수는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높은 제작비와 품격있는 이미지,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공연들은 여러 약점에도 불구하고 불황을 비껴가고 있다. 비싼 관람료는 기본이지만 되려 이런 요소가 관객을 끌어들이는 한 요인으로 작용, 여타 업계의 원성도 사고 있다. 예술의전당과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제미로가 21억원을 투자한 뮤지컬 `캐츠`(3월2일까지 예술의전당)는 개막 전 이미 80%의 이상의 좌석(최고가 12만원)을 팔아치우며 손익 분기점을 가볍게 넘어섰다. 80년대적 정서와 춤에 기반, `한물간 작품`이라는 평이 잇달았지만 `마지막 국제 투어팀 내한`임을 앞세워 관객몰이에 어려움이 없었다.. 5월8~11일 공연될 오페라 `투란도트`의 성공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중국 자금성에서 장예모 감독에 의해 초연된 오페라라는 점과 사상 최고의 티켓가격 50만원(VIP석), 50억원의 제작비 등을 앞세워 눈길 끌기에 나선 것. 일반 야외 오페라의 약 3배 크기 무대에 회당 3만5,000여 명이 입장하는 대규모라 혼란도 예상되지만 5월10일 커플석(2인용 30만원)의 경우 티켓박스 오픈(2월 10일) 일주일여 만에 매진됐고 외국 관광객 위주로 마케팅을 폈던 VIP석에 대해서도 국내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 내한한 성악가 로베르토 알라냐-안젤라 게오르규 커플도 브랜드화의 힘을 보여준다. 세계적 명성에 비해 국내에 덜 알려진 성악가임에도 로맨틱한 분위기에 당시 티켓최고가(30만원) 경신이 더해지며 단박에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 연말 실내콘서트를 열었던 소프라노 조수미의 경우도 비슷한 사례. 검증되지 않은 음향시설을 지닌 6,000석의 대형무대였지만 그녀의 이미지를 기억하는 관객덕에 공연일수까지 늘어났다. 이러한 브랜드화는 특정 극장의 이미지를 창출하는 효과까지 낳고 있다. 역삼동 LG아트센터의 경우 극장 공연물의 엄격한 품질 관리로 개장 3년여 만에 자리잡은 예다. 국내에 많이 소개되지 않았던 러시아 동유럽 등지의 품격 있는 작품을 선보인 게 주효한 것. 문화를 즐기려는 강남 일부층과 작품성에 반한 고정 관객의 답보가 이어지며 지난해 가을 `공연가 불황` 중에도 매진 세례를 이어갔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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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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