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시인 이상의 말년을 다룬 가상 역사소설

■ 이상은 왜? (임종욱 지음, 자음과 모음 펴냄)


시인 이상(李箱)의 말년을 다룬 가상 역사소설로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을 결합했다. 이상은 일본이 조선을 강제 병합한 1910년 태어나 1937년 4월 17일 일본 도쿄 제국대학 부속병원에서 생을 마쳤다. 경영하던 카페가 연달아 문닫게 되면서 일본으로 건너가지만 그가 왜 도쿄에서 그렇게 죽었는지는 명확히 전해진 바는 없다. 사망하기 전에 34일간 옥살이를 하다 병 보석으로 풀려난 뒤였다. 소설은 1936년 가을부터 1937년 봄까지 이상이 도쿄에서 보낸 마지막 6개월을 상상한 내용들로 채워졌다. 저자는 "이상은 조선총독부에서 건축기사로 근무했다는 확실한 신분이 있고 폐결핵까지 앓았다"며 "도쿄에서 그가 어떻게 살았을까 상상한 결과가 이번 소설"이라고 설명했다. 소설에서 도쿄로 건너간 이상은 옛 애인 금홍 등을 만나면서 조선의 현실을 조금씩 깨닫게 된다. 또 백범이 설립한 비밀암살단의 단원으로 천황 암살을 위해 도쿄에 잠입한 까마귀를 만나고 그의 부탁으로 암호가 적힌 시를 써서 한성으로 보내면서 일본 경찰의 감시를 받게 된다. 소설은 현 시대의 소설가 정문탁이 그 비밀을 파헤치려고 도쿄로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으로 펼쳐낸다. 이 과정에서 아직도 변하지 않는 일본의 태도도 꼬집는다. 저자는 "한일관계가 아무리 좋게 변해도 양국은 아직 상생보다는 상극의 관계인 것 같다"며 "이웃나라에 고통을 준 것에 대해 아직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일본의 역사관을 지적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소설 중간 중간에 이상의 주요작품들을 녹여 가독성을 높였다.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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