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재원의 i월드] 벤처기업.엿장수.com

[김재원의 i월드] 벤처기업.엿장수.com 코스닥 시장에서 M&A 잘 하기로 유명한 한 벤처사업가의 행보가 가뜩이나 끝없이 추락중인 코스닥 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하고 금융감독원 등 관련기관들을 스캔들의 중심에 세우고 있다. 한 청년 벤처기업가의 몰락으로 이 나라의 자본시장은 물론 경제 전체가 화상 입은 짐승처럼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번 스캔들의 주인공이 우리나라 벤처업계를 대표하는 것도 아니고, 벤처 기업인 전부가 그런 것도 아닌데 대부분의 벤처 기업인들이 고개를 못들겠다고 입을 모은다. 주가의 하락으로 자금난을 겪으며 고개 숙인 벤처기업인들이 이번에는 창피해서 고개를 못들게 된 것이다. 금감원도 고개를 못들기는 마찬가지. 담당 국장이 코스닥에 등록이나 증자를 하려는 기업들에게 공공연히 주식을 달라고 요구하는 사례가 있었다니, 감독기관인지 뭐하는 덴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코스닥 시장을 그렇게 엿장수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것이라면, 코스닥의 장래는 물론이고 금감원과 연결된 한국경제의 앞날이 걱정스럽기만 하다. 제3시장협의회는 최근 제3시장에서의 퇴출을 이사회 전원의 결의로 공표했다. 이는 재경부가 계속 제3시장을 제도권 시장으로 취급하지 않는 데 따른 반발이다. 그런데 재경부가 지난 23일 국정감사에 제출한 제3시장 관련 답변자료 가운데, 제3시장은 단지 코스닥에서 퇴출된 기업의 주식거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장외시장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지난 3월 제3시장의 문을 열 때는 틀림없이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는 보랏빛 청사진이 제시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된 기업의 주식거래의 장이라니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는 것이 3시장협의회의 입장이다. 제3시장은 지난 3월에 문을 열었고 코스닥 퇴출기업이 3시장에 들어온 것은 지난 8월. 제3시장 지정업체는 118개인데 반해 코스닥에서 퇴출된 기업은 겨우 18개. 숫자에 있어서나 제3시장에 지정된 시기로 보아서도 재경부의 해명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정말로 제3시장이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당한 기업을 위한 주식거래의 장이라면, 그렇지 않은 기업을 106개나 제3시장에 지정한 이유를 재경부는 설명해야 할 것이다. 코스닥시장이건 제3시장이건 관계기관이 마음대로 주물러도 되는 엿은 아니다. 코스닥이나 3시장을 엿장수 주무르듯 하려는 사람들의 손에 의해 한국경제는 빈사상태에 빠졌으니까.입력시간 2000/10/26 19:0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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